SPL 전경 자료사진 사진 = SPC그룹 제공
SPL 전경 자료사진 사진 = SPC그룹 제공

SPC 계열의 SPL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당시 2인 1조로 근무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정황이 나왔다.

지난 15일 A씨는 15㎏ 안팎의 소스통을 혼자 들어 붓다가 몸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기계에 빨려 들어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었지만 재료 운반을 위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동료들은 2인 1조 체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강규혁 SPL 지회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잦은 이동 등으로 변수가 많기 때문에 3인 1조가 돼야 상시 2인 작업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공장에서 사전에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5년간 안전보건공단의 SPL 평택공장 재해사고 자료 등에 따르면 A씨의 사망과 유사한 끼임 사고는 최소 15차례 벌어졌다. 공장 직원들은 안전 펜스 설치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7일에도 같은 공장에서 손 끼임 사고가 발생했지만 회사는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18일 A씨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꾸려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위반 사항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특히 2인 1조 근무 관련 작업 매뉴얼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2인 1조 근무가 현행법상 의무는 아니지만, 회사에서 내부 지침에 2인 1조를 규정해놓았을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A씨의 사고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피 묻은 빵을 먹을 수 없다”는 외침과 함께 SPC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SNS상에서는 #SPC 불매 해시태그와 함께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 SPC 브랜드를 정리한 목록도 공유되고 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에서는 “전 계열사에 대한 산업재해 실태조사를 즉각 지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개선방안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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