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식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정책 지원을 통해 양성평등에 기반해 여성농업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농촌을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여성농업인이 변화된 위상에 걸맞게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주체적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념사에서 “맞춤형 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농업인을 전문 직업인으로 양성하고 보육요건 개선, 문화·여가 활동 확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며 “특히 시범사업 중인 여성농업인 특수 건강검진도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 농식품여성CEO중앙연합회,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전국여성농업인센터협의회 등 7개 여성농업인단체와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매년 10월 15일인 여성농업인의 날은 유엔(UN·국제연합)이 지정한 세계 여성농업인의 날에서 유래했다. 농업·농촌에서 활동하는 여성농업인의 권익향상과 위상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내 7개 여성농업인단체와 함께 10월 1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내 7개 여성농업인단체와 함께 10월 1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올해 행사는 여성의 권리 신장과 경제활동의 확대 흐름에서 커지는 여성농업인의 중요성을 환기하자는 취지로 ‘여성농업인, 농업의 미래·농촌의 희망’이 주제로 정해졌다. 정 장관을 비롯해 기념일 제정법안을 발의한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여성농업인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일 제정법안을 발의한 서삼석 의원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국 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매우 뜻 깊은 자리다”라며 “여성농업인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지려면 아직 멀었다. 여성농업인의 날 제정 취지에 그 답이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성농업인 단체가 작성한 ‘대한민국 여성농업인 선언’을 낭독했다. 선언문은 여성농업인단체 대표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의 여성농 농어촌여성정책업인 소분과 위원들이 초안을 마련하고, 6개 여성농업인단체가 동의해 마련됐다. 선언문에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성장중심적 사회발전을 멈추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지구 생명체들의 공생과 행복, 지속가능한 삶을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관으로 삶의 우선순위를 전환하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평등하고 민주적인 농업·농촌을 만드는 데 앞장서자는 내용이 담겼다.  

여성농업인 단체가 생산한 농식품을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기부하는 이웃사랑 나눔 행사도 열렸다.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를 비롯한 6개 여성농업인 단체가 기탁한 쌀 3톤(t), 2000만원 상당의 후원 물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전국 21개 사회복지 관계기관을 통해 총 968명의 아동에게 지원된다.

다음은 대한민국 여성농업인 선언문 전문. 

 <서문>

농업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고, 여성농업인은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생명과 땅, 농촌 공동체를 지켜왔습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국민의 삶을 지켜왔고,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와 생명력을 보존하여 후대에 안전하고 평화로운 농업농촌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과 기여에 비해 사회에서의 여성농업인에 대한 정당한 권리와 지위 인정·가치에 대한 보상은 아직도 미약한 실정입니다.

지금 농업은 위기와 기회에 직면해 있습니다. 오랜 세월 유지된 개발지상주의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멀게하고 불평등을 만들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지속된 개방농정으로 인해 농업 위기가 가속화되었고, 인구의 공동화로 인해 지역소멸 위험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폭염과 홍수·장마 등 심각한 이상기후는 농업 환경을 더 어렵게 만들고 농업인의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또한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에서의 성차별로 인해 여성농업인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존재로 소외되었습니다.

농업농촌이 지속가능할 때 비로소 사회와 국가도 지속가능합니다. 자연과 인간, 농촌과 도시, 여성과 남성의 공생적 관계의 복원이 중요합니다. 종자나 땅의 생태친화적 사용을 위한 적정기술을 공유하고 작물 전환 등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적응이 필요합니다. 많이, 빨리, 보기 좋게라는 경쟁적인 관계에서 필요와 신뢰에 기반을 둔 평화와 상호존중의 관계, 살아있는 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여성농업인은 식량 생산을 넘어 생명을 생산하고 공동체의 생존을 떠받치는 존재로 등장하였습니다. 서로 단합하고 연대해 생명을 키우고 나누며 공동체를 복원하여 삶을 연결하는 참살이의 주체로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지역은 물론 국가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생기를 잃어가는 농업·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겠습니다.‘모든 생명체와 인간이 함께 누리는 좋은 삶’의 비전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목표로 삼아 농업의 중차대한 위기에 대응하려 합니다.

이에 우리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국가의 발전, 모든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희망을 담아서 ‘여성농업인 10대 행동지침’을 세상에 선언합니다.

< 행동지침 >

1. 여성농업인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성장중심적 사회발전을 멈추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지구 생명체들의 공생과 행복, 지속가능한 삶을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관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다.

2. 여성농업인은 성별,나이,인종,국적 등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고 평등하고 민주적인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다.

3. 여성농업인은 생물다양성의 파괴는 곧 인류 멸종을 불러오는 중차대한 문제임을 인지하고, 농업·농촌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다.  

4. 여성농업인의 경제적 주권과 자립을 높일 수 있도록 토지와 기술 등 모든 생산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농업인의 권리와 복지를 확보할 것이다.

5. 여성농업인은 자연과 우리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생태친화적인 농업을 실천할 것이다.

6. 여성농업인은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종자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7. 여성농업인은 농산물 거래가 생명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깨닫고 농업생산 과정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와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8. 여성농업인은 건강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지역 먹거리 계획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농업의 주체로서 먹거리 자급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9. 여성농업인은 농촌에서 살고 일해 갈 미래세대가 지속가능한 농촌사회에 대한 희망과 전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다.

10. 여성농업인은 지속가능한 지구공동체를 위해 세계 여성농업인들과 적극적인 연대와 공감으로 참여와 나눔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

2022년 10월 15일 제1회 여성농업인의 날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농가주부모임전국연합회 농식품여성CEO중앙연합회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전국여성농업인센터협의회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