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이용가→청소년 이용 불가
국민동의청원에 12일 3만8969명 동의
청원인 “특정 여론에 의한 편파적 심의”
또 다른 이용자 “미성년자 성상품화”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넥슨의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등급을 청소년에서 성인용으로 올리라고 권고하자 이용자 사이에서 게임위를 폐지하자는 국민동의청원이 등장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가상 세계관 속 여러 학교에 다니는 미소녀 캐릭터들이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의 지도를 받아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다. 지난해 11월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는 ‘15세 이용가’ 등급으로 11월 출시됐다.

김용하 블루 아카이브 총괄 PD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지난 9월 게임위로부터 게임 리소스를 수정하거나 연령 등급을 올리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게임위는 게임사가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강제로 등급을 재분류할 수 있다.

넥슨은 게임위의 권고에 따라 기존 게임은 청소년이용불가로 등급을 올리고 청소년도 이용 가능한 버전을 따로 만들기로 했다. 김 PD는 “개발팀은 수정된 리소스가 담긴 틴 버전의 앱을 하나 더 새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게임 앱은 연령등급을 상향 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지가 나오자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 사이에선 국민동의청원도 등장했다. 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A씨는 국민동의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페미니스트들의 신고 악용으로 청소년 이용 불가(청불) 권고를 받은 블루 아카이브를 살려 달라”고 썼다. 이어 “페미니스트들의 악용 신고는 들으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항의는 악성 신고로 간주하는 게임위 폐지에 동참해 달라”고 적었다.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온라인, 패키지, 콘솔, 모바일 등 게임물에 대한 사전심의의무 폐지에 관한 청원’이라는 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5시 35분 기준 3만8969이 동의했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동안 국민 5만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법 개정 등을 논의하도록 하는 제도다. 해당 청원은 지난 7일에 올라와 5일 만에 목표치 77%에 도달했다.

청원인 “특정 여론에 의한 편파적 심의 논란”
일부 이용자 “미성년자 성상품화” 문제 제기

넥슨의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 ⓒ넥슨
넥슨의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 ⓒ넥슨

청원인은 “현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출범 이후 게임업계 종사자를 심의에서 배제하는 등 여러 차례 전문성 논란이 있어 왔다”며 “블루 아카이브 등급 재조정 권고 등 특정 여론에 의한 편파적 심의 논란까지 나왔다"며 "상업 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영세 게임 개발자에겐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사전심의는 너무나도 부담스럽고 비효율적이다. (정부) 사전심의 의무를 폐지하고 게임물 심의를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루 아카이브 유저들은 여성 이용자가 많은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의 민원에 밀려 게임위가 이같은 권고를 내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게임 속 일부 장면이 미성년자를 성상품화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게임위 홈페이지 등을 통해 ‘페이트 그랜드 오더’ ‘소녀전선’ ‘명일방주’ 등 다른 외국산 게임에 대해서도 비슷한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는 지난 9월 말 게임위로부터 ‘등급재분류’ 결정 통보를 받았다.

블루 아카이브 이용자들은 게임위에 ‘등급 상향 권고 철회’를 요구하는 민원을 전화·이메일 뿐 아니라 부산에 있는 게임위를 직접 찾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