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통해 조선조 가족사 되짚어

~B7-4.JPG

숙종 28년(1702)에 자살한 향랑이란 여성을 통해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에 이르는 조선조 가족사를 짚었다. 17세기는 한국 가족사에서 커다란 변혁기다. 16세기 조선 중기에는 장가와 처가살이, 남귀여가가 보편적이었고 가족관계에서도 아들과 딸을 가리지 않았던 반면 17세기 중반 이후엔 가족제도가 부계 적장자 위주로 변하면서 친족제도도 부계만으로 한정되기 시작한다.

▲향랑, 산유화로 지다

여러 문인들은 이러한 가족제도와 전통 사회의 분위기하에 향랑의 자살을 전형적인 열녀담 형식으로 형상화했다. 그러나 저자는 향랑은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 해 집을 떠난 여성이었고, 그의 자살은 가부장적인 가족제도, 사회에 대한 일종의 저항이었다고 규정짓는다. 또한 향랑 사건을 기록한 문인들이 사악한 모습으로 그린 향랑의 계모는 조선 후기 완고한 가부장제의 또 다른 희생자에 불과했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고려시대나 조선 중기까지만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계모의 지위가 보장됐는데, 조선 후기에 이르러 혈연주의의 강화, 여성의 지위 하락, 가부장적인 지식인들에 의한 왜곡된 발언 등으로 계모는 한국 사회에서 대표적인 악인으로 낙인찍히게 됐다. 이 밖에 고려시대만 해도 비교적 자유로운 이혼, 재혼이 언제부터 죄악시됐는지, '일부종사'하는 열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향랑 사건을 통해 17세기 조선 사회의 가족생활사를 재미있게 소개했다.

정창권 지음/풀빛/1만800원

美란 내 눈의열정 속에 있다

~B7-5.JPG

열정이 사라져버린 인간의 삶을 집요하게 탐구해 온 소설가 함정임이 미술 에세이집을 들고 나왔다. 저자의 그림에 대한 애정은 그간 발표한 소설, 번역서, 여행 견문서 곳곳에서 발견된다.

◀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

저자는 “美란 흔히들 그림 속에 있다고 믿지만 미란 나에게, 그녀 속에, 그녀를 찾아가는, 혹은 그녀를 발견하는 눈, 내 눈의 열정 속에 있다”고 말한다. 그 열정으로 오랜 시간 수많은 미술관과 성당, 유적지를 찾아다닌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길 안내 방식으로 파리의 루브르, 오르세, 베를린의 페르가몬, 부다페스트의 현대미술관 등 현장에서 직접 만난 작품 속 그녀들에 대해 세심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그녀들은 우연히 저자의 눈에 띄어 글로 쓰여진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녀들은 저자가 길을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존재들이다.

조화와 균형보다 불온과 역동성이 살아 숨쉬는 美로서 뭉크, 에른스트, 미켈란 젤로, 클림트, 이쾌대 등의 화폭 속에 담긴 그녀들을 조명하고, 다빈치의 <모나리자>, 피카소의 <해변을 달리는 두 여인>, 캐테 콜비츠의 <피에타> 등에서 그녀들의 실존의 표정을 발견한다. 또 나혜석,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프리다 칼로, 오노 요코 등 곡절 많은 여성 예술가들의 생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함정임 지음/이마고/1만2000원

임인숙 기자isim123@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