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교통카드’ 한 달 써보니…
카드 만들고, 앱 깔고, 출발·도착 버튼 누르고
할 일 많지만 대중교통비 1만원 캐시백 받아

출근길 알뜰교통카드 앱 실행하는 이용객 ⓒ홍수형 기자
출근길 알뜰교통카드 앱 실행하는 이용객 ⓒ홍수형 기자

집을 나서기 전 ‘출발하기’ 버튼을 누르며 출근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도착하기’ 버튼을 누른다. 까먹었다면 아쉽지만 퇴근 때를 노린다. 이렇게 손품을 팔면 하루 평균 500원씩 출퇴근 교통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에서 시행중인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 지급한다.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을 포함하면 대중교통비를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2019년 전국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대중교통비를 지원 받으려면 우선 후불카드를 발급하거나 선불카드 앱을 설치해야 한다. 후불카드는 신한·하나·우리카드에서 발급받을 수 있고 신용·체크카드 중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고르면 된다. 선불카드는 티머니페이(제로페이X알뜰교통카드)·모바일캐시비(선불형 교통카드)·원패스(교통카드)가 있다. 다만 현재 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카드나 앱을 선택했다면 ‘알뜰교통카드’ 앱을 설치해야 한다. 알뜰교통카드 앱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하면 된다. 회원가입 준비물은 최근 1개월 이내 발급된 주민등록등본(초본)이다.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는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지자체 예산으로 지급되므로 주소지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일리지를 적립하기 위해선 ‘손품’이 필요하다.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자택, 회사 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앱에 들어가 ‘출발하기’ 버튼을 눌러야 한다. 단 지하, 실내가 아닌 지상의 실외장소에서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버튼을 누른 뒤 대중교통 승차 시 알뜰교통카드 앱에 현재 등록된 후불카드나 선불카드 앱을 이용한다. 자택이나 회사 등에 도착했다면 도착지에서 ‘도착’ 버튼을 눌러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전후 도보·자전거 이동 거리로 마일리지 적립

알뜰교통카드 앱 화면 캡처.
알뜰교통카드 앱 화면 캡처.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는 대중교통 이용 전후에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적립된다. 예를 들어 버스로 회사에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간 거리와 버스에서 내려 회사까지 걸어간 거리를 합산해 총 이동거리를 계산한 뒤 마일리지를 차등 지급한다. 보행·자전거로 800m 이상 이동했을 때 건당 교통비(지하철·버스 등) 지출액이 2000원 미만이면 250원, 2000~3000원이면 350원, 3000원 이상이면 450원의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800m 미만은 이동거리에 비례해 지급되며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마일리지가 지급된다.

1일 적립 횟수 한도는 없고 한 달에 44회까지 적용된다. 44회 초과 적립 시 높은 금액 44건의 마일리지가 지급되고 잔여 마일리지는 소멸된다.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한 날에 이용하면 2배의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마일리지 지급 과정은 주민등록상 주소 확인 후 마일리지 적립 및 지급을 진행하고 카드사로부터 대중교통 이용정보를 수신한다. 대중교통 이용정보와 알뜰교통카드 앱의 출발·도착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 후 대중교통요금 및 이동거리에 비례해 기본 마일리지를 적립한다. 미세먼지 발령일과 같은 추가 마일리지는 일괄 적립 및 지급된다.

만 19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의 경우엔 기존 마일리지보다 더 많은 적립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에겐 2000원 미만이면 350원, 2000원 이상 3000원 미만 500원, 3000원 이상 650원의 마일리지를 지급한다. 저소득 지원 대상자라면 관할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은 증빙서류를 앱 내 회원가입 또는 내 정보에 등록하면 된다.

기자는 지난 9월 1일 후불체크카드를 발급 받았다. 실물 카드를 수령한 뒤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했다. 주민등록등본(초본) 발급 시 주민번호 뒷자리는 가린 채로 발급받았다.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정기적인 출발지 주소가 일치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정기적인 출발·도착 정류장은 평소 지하철을 버스보다 더 많이 이용해 지하철역으로 설정했다.

출발·도착 버튼 누르기 깜빡할 땐 앱 내 ‘알림’ 기능 활용

출처: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조사평가처
출처: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조사평가처

약 한 달 뒤인 10월 7일 카드사로부터 9월동안 적립한 마일리지 10,500원이 입금됐다. 기자는 한 달 간 대중교통을 41회 이용했고 환경기념일 2배 적립을 받았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앱에 들어가서 출발·도착하기 버튼을 누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깜빡하는 날도 있었지만 앱 내 ‘알림’ 기능을 활용해 일정 시간에 알림을 받고 버튼을 눌렀다. 이마저도 놓쳤다면 출퇴근하는 도중에 누른 적도 많다. 카드사의 추가 할인 혜택은 체크카드 전월실적을 쌓지 못해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런 대중교통비 감면 혜택이 없는 카드를 사용하다가 월 약 10,000원정도의 감면을 받았기에 큰 의의를 둔다.

대광위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21년 알뜰교통카드 사업 이용실적을 보면 전국 17개 시도가 모두 참여를 시작한 지난해 알뜰교통카드 이용자들은 연간 17만64원(월 평균 1만4172원)을 아껴 연간 대중교통비 지출액의 22.8%를 절감했다. 특히 저소득층은 월 평균 1만5571원으로 대중교통비 28.1%를 절감했다.

알뜰교통카드 이용자 3만9399명을 대상으로 이용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만족 이상이 90.9%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94.9%는 알뜰교통카드가 교통비 절감에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고 특히 57.6%가 매우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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