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유북 개정 교육과정 시안
'정상가족신화' 대신 다양한 가족 유형 소개

31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3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앞두고 자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공동취재사진)
31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3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앞두고 자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공동취재사진)

실과 교과서에서 '성평등 역할'이 빠지고 대신 '가족의 역할'로 수정된다. '정상 가족'의 개념이 사라지고 다양한 가족 유형이 소개된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중 수학·실과·보건 과목의 수정 시안을 6일 공개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30일 2025년부터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국민참여소통채널에 공개하고 2주 동안 국민 의견을 받았다. 이번에 발표한 시안은 국민 의견을 반영한 수정본이다.

실과(초5~고3) 교과 성취기준에 포함된 ‘가정일에 있어서 성평등 역할에 대해 이해한다’는 문장은‘가정일에 있어서 가족의 역할에 대해 이해한다’로 대체됐다.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로만 구성된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했을 때 ‘성 평등 역할’보다 ‘가족의 역할’이 적절하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 평등’이라는 단어가 한부모 가정을 배제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중1~고3) 교과에서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보호되지 않는 성’,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등 일부 용어가 수정됐다. 

최초 시안에는 ‘보호되지 않는 성을 균형 있게 인식한다’고 서술했지만 수정본에서는‘보호되지 않는 성적 행동의 부정적인 결과를 인식한다’고 썼다. ‘보호되지 않는 성’은 모호한 표현이라는 지적을 반영해 ‘원치 않는 조기 임신, 에이즈 등 성병, 성적 학대, 성폭력 등으로부터의 보호를 의미한다’는 자세한 설명도 추가됐다.

'정상 가족'이라는 개념도  빠진다. 기존 시안에는 ‘정상 가족 신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가진다’고 돼 있었지만 수정 시안에는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가진다’고 기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상 가족 신화’ 단어 사용 자체를 지양하고 ‘다양한 가족 유형’이라는 대체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수학 교과(초1~고3)는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행렬 등 필수 내용은 유지하되, 학습량 적정화를 위해 일부 학습 내용을 삭제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서는 숫자를 한글로 쓰게 하는 활동, 오각형과 육각형의 구분법이 사라진다. 중학교 수학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늘리고 고등학교는 진로를 반영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직업계고 맞춤형 ‘직무 수학’과목 등을 새로 만든다.

교육부는 앞으로도 공청회를 거쳐 시안을 수정할 계획이다. 7일 수학, 과학, 정보, 환경, 초등통합, 창의적 체험활동, 영어, 보건, 실과(기술․가정) 교육과정 시안 공청회가 열린다. 8일 오후 3시에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과정 총론 시안 공청회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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