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테크 지원 사업’ 교육]
소비 습관부터 금융 포트폴리오까지
전문 상담사의 꼼꼼한 상담 이뤄져
수요에 비해 프로그램 종류와 수 적어

 

월급은 적고, 지출은 늘고, 경기는 나빠지고… 돈 관리,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금융 지식이 없어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서민금융진흥원이 1038명을 상대로 금융 생활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36.8%가 ‘금융 지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사회 초년생인 기자는 월급에서 교통비, 통신비, 취미 비용 등을 포함한 총생활비로 100만원 가량, 주택청약 납입으로 10만원, 청년희망적금으로 50만원을 매달 지출하고 있다. 나머지 금액으로 적금 이외의 재테크를 시도하고 싶지만, 금융지식 부족으로 일단 저축만 하고 있다.

기자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청년 대상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들어보기로 했다. 서울시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지원 사업’을 활용했다. 서우성 상담사가 담당한 상담은 두 번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 1시간씩 진행했다. ⓒshutterstock
기자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청년 대상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들어보기로 했다. 서울시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지원 사업’을 활용했다. 서우성 상담사가 담당한 상담은 두 번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 1시간씩 진행했다. ⓒshutterstock

정부에서 제공하는 청년 대상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들어보기로 했다. 서울시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지원 사업’을 활용했다. 서우성 상담사에게 두 번에 걸쳐 재무상담을 받았다. 각각 1시간씩 진행했다.

첫 번째 상담은 기자의 재정 상태를 자세히 파악하는 시간이었다. 기자가 앞서 제출한 재무정보요청서를 기본으로 질문이 오갔다. 서 상담사는 주택청약 납입액을 줄여도 되며, 경조사를 위한 예비비를 확보하면 좋겠다는 등의 조언을 했다. 이어 소비 습관 같은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상담도 했다. 현재 소비 습관을 유지할 경우 친구들과의 만남에 사용하는 금액은 더 줄일 필요가 없으나,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하면 고정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일반적인 조언이 대부분이었으나 기자가 그동안 고민하던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기자는 ‘예‧적금을 늘리고 싶지만, 사회초년생이라 앞으로 커리어 변동이 클 것 같으며, 따라서 수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주저하고 있다’고 했다. 서 상담사는 “그런 고민은 평생 하는 것인데 그런 생각으로 저축을 늘리지 않으면 평생 못 한다”며 “예‧적금은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이자에 페널티가 있을지언정 원금에 대한 페널티는 거의 없다. 예‧적금을 시작하지 않으면 시간에 따른 이득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단기, 중기, 장기 목표에 맞춰
가로저축 원리에 따른 포트폴리오 구성

두 번째 상담은 기자의 상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시간이었다. 서 상담사는 ‘가로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로저축은 단기, 중기, 장기 재무 목표를 위해 금융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각 재무 목표를 위해 동시에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형태다. 단기 재무 목표만을 위해 저축이나 투자하고 목표가 달성되면 그다음 목표를 위해 다시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형태인 ‘세로저축’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서 상담사는 우선 조만간 일어날지 모르는 이사 및 이직 준비, 경조사 등을 위해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이용하되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으니 수익의 6개월에서 1년 치는 단기저축으로 모아 놓으라는 것이다.

이어 서 상담사는 결혼, 육아 등 중기 목표를 위해서는 ETF 상품을, 노후 준비 같은 장기 목표를 위해서는 노후연금을 추천했다. ETF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평균 이상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노후연금의 경우 ‘경험생명표’의 변경에 따라 어느 시점에 가입할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 상담사는 “미래가 불확실한 사회 초년생 시절,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기간”이라며 가로저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소득이 높지 않은 사회 초년생은 투자 금액을 늘리기는 어렵지만, 하루라도 빨리 금융 상품에 돈을 넣을 경우 기간에서 오는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활용해서 금융 소득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에 걸쳐 이뤄진 상담을 통해 기자는 그동안 추상적으로 알던 금융 지식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으며 어렵게 느껴져 외면하고 있었던 재테크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무료 금융 교육 많지 않아
청년 대상 금융 교육 확대해야

기자가 체험한 서울 영테크 지원 사업’을 활용하면 만 19세부터 39세 서울 거주 청년 누구나 재무교육과 재테크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청년포털의 청년 몽땅 정보통 홈페이지(https://youth.seoul.go.kr/site/main/home)에서 신청할 수 있다. CFP, AFPK 같은 재무설계사 자격증을 가진 상담사가 상담을 진행한다. 기자의 경우, 프로그램 신청 3일 후 카카오톡으로 상담사에게 연락이 왔고, 재무정보요청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월평균 수입 및 지출, 자산 현황, 투자 및 부채 등을 제출하고 상담 가능 시간대를 조율해 유선으로 상담을 시작했다.

ⓒ서울시
ⓒ서울시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교육포털(http://edu.kinfa.or.kr)에서도 맞춤형 금융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각 시나 구에서 진행하는 자체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청년 대상 금융 교육 시스템은 수요에 비해 제공되는 교육의 종류나 수가 적다. ‘영테크’ 프로그램 역시 서울시가 애초 편성한 금액은 14억 5000만원이었지만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이 7억 7000만원 수준으로 깎인 바 있다. 애초 1:1 대면상담 프로그램도 진행됐지만 8월 조기 마감됐으며 원데이 클래스로 재무‧금융 교육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던 ‘서울영테크 원데이스쿨’역시 1:15라는 높은 참여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4월에서 7월까지 7회 운영만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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