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문가의 한숨 “’유흥탐정’은 성매매의 추악한 면모 드러내… 성구매자만 처벌해야”
프랑스 전문가의 한숨 “’유흥탐정’은 성매매의 추악한 면모 드러내… 성구매자만 처벌해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2.10.01 09:15
  • 수정 2022-10-0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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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성구매자·성매매 알선자 처벌하는 ’성평등 모델법’
한국선 성매매 여성 처벌 조항 삭제 목소리 커져
’노르딕 모델’ 도입 위해 “페미니스트 연대 중요”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과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홍수형 기자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과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홍수형 기자

프랑스 정치인과 성매매경험당사자활동가가 본 한국의 ‘노르딕 모델’ 도입 가능성은 긍정적이었다. 성매매 알선자와 성구매자를 처벌하는 성매매 성평등 모델 법안을 제안한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은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본보기와 같다”며 “한국이 노르딕 모델을 도입하지 않으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노르딕 모델’은 성매매를 줄이고 성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수요에 대한 처벌과 피해여성에 대한 보호를 법제화한 것으로 1999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되어 유럽 사회와 전 세계의 국가들이 성평등 모델로 도입하고 있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의 초청으로 성매매추방주간(매년 9월19일~25일)에 한국을 찾은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와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회적 문제 대응에 있어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국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는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지 18주년 되는 해다. 여성계에선 스웨덴·프랑스·캐나다 등처럼 알선자와 수요자는 처벌하되 성매매 여성은 처벌하지 않은 성평등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매매처벌법’과 ‘성매매피해자보호법’, 두 개의 법률로 이뤄진 성매매방지법은 2004년 3월 제정됐다. 법률에 따르면 성매매 집결지 단속 및 구매자, 알선자, 업주 등 성매매 관련자들을 처벌한다. 그러나 ‘성매매 처벌법’은 피해를 입증하지 못하면 성매매 여성을 ‘행위자’로 처벌하고 있어 성매매 여성 처벌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99년 스웨덴은 성매매 알선업자와 성구매자 처벌에 집중하는 ‘성구매행위법(Sex Purchase Act)’을 시행했다. 2010년 스웨덴 정부가 발간한 ‘성적 서비스 구매 금지에 대한 평가 1999∼2008’ 보고서를 보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성판매자는 최대 75% 줄고, 노르딕 모델 시행 전 13.6%였던 성구매 경험 응답 비율이 7.8%로 감소했다.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을 시작으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프랑스, 아일랜드, 이스라엘, 북아일랜드 등이 이 모델을 채택했다.

성평등모델법 법안을 발의 중인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 사진=본인제공
성평등모델법 법안을 발의 중인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 사진=본인제공

“성매매는 노예화, 페미니즘은 보편적 가치”

1946년 이후로 프랑스에선 성매매업소는 무허가다. 당시 프랑스는 ‘성매매 알선 금지법’을 도입해 유럽에서 성매매를 가장 엄격하게 다루었다. 성매매 알선 금지법을 보면 성매매 알선 적발 시 7년 이하 징역형 및 15만 유로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성매매 업소 소유 또는 운영, 자금 유통을 하는 경우 10년 이하 징역형 및 75만 유로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서로 다른 정당에 속한 두 하원의원이 프랑스 내 성매매 실태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2011년 12월 국회 소속 정당들의 만장일치로 결의문이 통과됐다. 이 결의문을 통해 프랑스는 성착취와 성매매 알선 금지 및 성매매 산업 유입 장지, 자활 지원을 통해 성매매 여성을 보호하는 ‘성평등모델’ 입장을 고수했다. 2013년 10월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지역 및 국가단체 111곳이 당시 프랑스 정부에 처벌 대상이 아니었던 성행위 구매가 처벌 대상이 되도록 할 것을 촉구했고 정치인들과 부처 간의 노력으로 마침내 2016년 프랑스에서 성평등 모델이 도입됐다. 성평등모델법에 따라 노동법, 사회활동법, 외국인 및 피보호권법, 교육법, 형법 등 법률 9개를 개정했다.

시민단체의 검증을 거친 경찰통계를 보면 프랑스 내에서 성매매 된 사람은 3만~4만명으로 추산하며 미성년자는 6천명에서 1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하는 국가인 독일에선 약 40만명이 성매매 되고 있고 성매매 산업의 매출 규모는 140억 유로로 추산된다.

모드 올리비에 전 하원의원과 알렉신 솔리스 활동가는 ‘성매매’와 ‘페미니즘’에 대해 각각 한 단어로 정의를 내렸다. 모드 올리비에 전 하원의원은 성매매를 ‘노예화’, 페미니즘을 ‘보편적 가치’라고 정의했다. 알렉신 솔리스 활동가는 성매매를 ‘폭력’, 페미니즘을 ‘연대’라고 말했다.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 ⓒ홍수형 기자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 ⓒ홍수형 기자

이들은 한국이 노르딕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선 여성 페미니스트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드 올리비에 전 하원의원은 “많은 활동가들과 여성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해서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랑스에선 성평등 모델 법을 도입할 때 여성단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여성 단체들이 저희를 도와서 SNS를 통해 프랑스 정부의 법 제정에 대해 촉구하는 메시지를 계속 열렸고 성매매 수요자를 고발하는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며 “공공장소나 언론을 통해 정부에 촉구하는 것은 큰 압박이었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은 재선을 하고 싶기 때문에 이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성매매 현실에 대해선 소통의 문제가 있다고 봤다. 모드 올리비에 전 하원의원은 “한국 정부는 이미 과거에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를 금지하는 협약에 서명한 바가 여러 번 있다”며 “한국 정부가 서명했던 국제 협약들을 이행하기 위해서 각종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들을 통해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인신매매나 인간의 신체를 상품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 협약을 이행하려는 노력은 여태 많이 찾아볼 수 없고 저는 이것을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은 어떻게 하면 성매매를 근절할 수 있을지 방법을 제시해야 하며 성매매를 진정으로 근절하는 수단은 바로 법 제정”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성구매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성구매자들이 성매매 알선자의 자금줄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인간의 신체가 상품화되면 안 되는 것인지, 왜 성을 구매하면 안 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하며 신체는 존중받아야 되고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어린 나이부터 교육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처럼 성매매를 성노동이라며 인정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강력하게 반대했다. 모드 올리비에 전 하원의원은 “성노동이라는 말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성매매는 노동이 될 수 없다”며 “성관계는 사람 사이에 있어서 굉장히 사적이며 개인적인 일이지 노동이 절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일부 성매매 종사자들은 그들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며 노조를 만들기도 하는데 성매매를 노조라고 표현하는 것은 언어를 오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성매매를 목적으로한 인신매매나 그들이 짓고 있는 죄를 정당화하는 단어가 바로 성노동”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한국에서 논란된 ‘유흥탐정’이 생겨난 현상에 대해선 성매매의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드 올리비에 전 하원의원은 “성매매 여성을 착취하면서 돈을 버는 와중에 다른 한편으로는 성구매자들을 고발하며 추가적으로 돈을 버는 구조”라며 “오히려 성매매의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홍수형 기자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홍수형 기자

다음은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인 알렉신 솔리스 활동가와 나눈 일문일답.

-성매매를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알렉신 솔리스 활동가 “성매매를 할 때 제 나이는 19살이었습니다. 대학교 영문학과 학생이었고 당시 금전 상황이 넉넉하지 않아 월세를 내기도 벅찼습니다.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의 한 사이트에 들어가서 주선 게시판을 봤고 일종의 광고글을 올렸습니다. 제목은 ‘돈이 필요한 학생입니다’라고 썼고 그렇게 성매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2019년 탈성매매를 결심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성매매를 했는데 항상 피곤했습니다. 또 성매매 남성들이 저에게 항상 행하던 폭력을 거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어느날 제 고객 중 한명이 찾아와 ‘나 성병 걸렸으니까 너도 한번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했고 이 말을 듣는 순간 더 이상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제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탈성매매 당시 실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것들이 있습니까?

“당시에 성평등 모델법의 존재와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는 절차가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지원받지 않았습니다. 성매매경험당사자운동을 하게 된 것도 탈성매매를 하고 한참 지난 후였습니다. 무엇보다 탈성매매를 했을 때 제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한 건지도 몰랐습니다. 어느 날 로젠 이셰르 성매매경험당사자활동가가 나온 다큐멘터리를 봤고 그가 성평등 모델법을 옹호하고 투쟁하는 과정을 보면서 운동가가 됐습니다.”

◎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
프랑스 사회당 출신의 정치인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내며 남녀동수법, 평등과 시민권, 성매매 성평등 모델 법안을 제안, 통과시켰다.

◎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는 탈성매매 후 2019년 독일에서 열린 ‘생존자들의 말을 들어라’ 행진에 참여했다. 이후 반성매매, 반성착취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홍수형 기자
모드 올리비에 프랑스 전 하원의원·알렉신 솔리스 프랑스 성매매경험당사자 활동가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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