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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재택근무 체제에서 사무실 근무로 돌아가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휴가지로 원격 근무를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워케이션을 검색하면 1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나온다. 강릉 바다와 숲속에서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 페스티벌’도 등장했다.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국내외 휴가지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형태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휴가지 원격 근무’로 쓰인다.

실제로 휴가지 원격 근무를 다녀온 이들에게 물어봤더니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고 여건이 되면 다시 떠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IT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안주혜(25)씨는 최근 휴가지 원격근무를 다녀왔다. 강원도 속초로 휴가지 원격근무를 다녀온 안씨는 “일을 마치고 바로 앞에 있는 바다에서 서핑했다”며 “장점은 일이 끝나자마자 휴가지에서 놀 수 있다는 점이지만 단점은 좋은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본인제공
글로벌 IT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안주혜(25)씨는 최근 휴가지 원격근무를 다녀왔다. 강원도 속초로 휴가지 원격근무를 다녀온 안씨는 “일을 마치고 바로 앞에 있는 바다에서 서핑했다”며 “장점은 일이 끝나자마자 휴가지에서 놀 수 있다는 점이지만 단점은 좋은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본인제공

글로벌 IT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안주혜(25)씨는 최근 휴가지 원격근무를 다녀왔다. 강원도 속초로 휴가지 원격근무를 다녀온 안씨는 “일을 마치고 바로 앞에 있는 바다에서 서핑했다”며 “장점은 일이 끝나자마자 휴가지에서 놀 수 있다는 점이지만 단점은 좋은 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씨의 회사는 직원의 의지만 있으면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에서든 휴가지 원격근무가 가능하다. 그는 “휴가지에 가서도 일은 해야 하니까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에 가는 편”이라며 “미팅 업무도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에 큰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신입이라 회사 꿀팁이나 분위기 등 대면으로 얻는 것들도 커서 일주일에 한 번은 사무실에 나간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IT계열사에 다니는 이재준(38)씨는 부산·제주도 등 여행지 분위기가 나는 곳을 위주로 휴가지 원격근무를 떠난다. 보통 2박~5박 정도 머물며 가장 길었던 경우는 27박 28일이었다. 이씨는 “색다른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이 좋았고 근무시간이 끝나면 일상의 퇴근 후 저녁이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저녁을 맞는 느낌이 좋았다”며 “나빴던 점은 딱히 없었고 아무래도 자택에서 재택근무를 할 때 보다는 별도의 숙박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조금 부담이었지만 여행을 가는 경우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고 얘기했다. 이씨의 회사의 경우 재택근무 시 자택에서 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부서마다 차이가 있어 자택 외의 장소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부서장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생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정고은(26)씨는 제주도에서 휴가지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정씨는 “회사에 일주일에 한 번만 나가면 되기 때문에 그 외 시간은 제주도에서 일하고 있다”며 “분위기가 좋은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고 회의나 업무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업무 보고만 잘 이뤄지고 본인의 업무 할당량을 하면 문제없다”며 “일과가 끝나면 해안 도로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라인플러스·배달의민족 등은 워케이션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일정 기간 휴양지에서 근무하면서 퇴근 후에는 휴가를 즐기는 근무 형태도 도입했다. 일본 도쿄와 강원 춘천 등 국내외 거점 도시에서 매주 직원 10명을 추첨해 최대 4박5일의 휴가지 원격근무를 지원한다. 라인플러스는 한국과 시차 4시간 이내의 국가 어에서든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 일본, 대만,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몰디브, 괌, 뉴질랜드, 사이판, 호주 등이 대거 포함된다. 배달의민족은 원격 연결만 되면 장소는 국내외 상관없이 정할 수 있다.

지자체에선 휴가지 원격근무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야놀자는 부산시와 함께 ‘부산형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참여한다. 시는 아스티호텔에 워케이션 센터를 구축하고 내년까지 서구, 영도구, 동구 등 원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위성센터 10곳을 마련할 전망이다. 충남도 ‘워케이션 충남’ 구축 사업에 나선다. 휴가지 원격근무를 도내 관광산업에 접목해 위드 코로나 시대 새로운 관광 모델을 마련하고,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숙박 업계도 휴가지 원격근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2분기 비도시 지역 숙박 예약이 2019년 동기 대비 180% 이상 증가한 것에 대해 “워케이션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많은 사람이 디지털 유목민의 삶을 살 수 있게 된 결과”라며 “도시가 아닌 곳을 찾아 긴 시간을 보내며 업무와 여행을 병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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