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도시’ 의정부, 여성·어르신도 살기 편한 지역공동체로
‘미군 도시’ 의정부, 여성·어르신도 살기 편한 지역공동체로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9.27 18:48
  • 수정 2022-09-28 0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여친 - 내 곁의 여성친화도시 ⑯]
‘2단계 여성친화도시’ 경기 의정부
2012년 경기북부 최초 여성친화도시 지정
문예숲·온브릿지 등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여가부 ‘여성친화도시 우수 사업’ 선정
시민참여단 ‘여의주’ 등 다채로운 활동 이어가
관련 조례 제정·공무원 성과평가 반영
전담팀 없고 예산 부족 등 한계도

2022년 우리나라 여성친화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여성신문은 1년간 국내 여성친화도시 사업 동향과 모범 사례, 개선 과제를 살펴본다. 여성가족부 선정 ‘2단계 여성친화도시’ 경기 의정부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의정부시는 지난 2일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 한울관에서 ‘2022년 의정부시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진행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가운데)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는 지난 2일 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 한울관에서 ‘2022년 의정부시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진행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가운데)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부대찌개의 원조’, ‘주한미군 도시’는 옛말이다. 의정부시는 지난 20년간 몰라보게 발전했다. 2000년 경기도 북부청사가 들어서면서 소외된 도시 이미지를 깨기 시작했다. 2012년 경기 북부 최초로 여성가족부 지정 여성친화도시가 됐고, 2017년 2단계 도시로 재지정됐다. 문화예술 시설과 사업도 확대해왔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제4차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됐다.

의정부의 최대 현안은 옛 미군기지 개발이다. 총 8곳(면적 약 5.7㎢)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빈 기지는 광역행정타운, 대학병원, 공원 등으로 변하고 있다. 의정부-강남, 경기 북부-남부를 잇는 GTX-C노선 사업, 서울 강남-양주-의정부를 잇는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사업으로 수도권 교통 접근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김동근 민선8기 의정부시장은 미군 반환기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도시, 안전한 도시, 생태도시, 즐길거리가 풍부한 문화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여성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는 노력도 계속된다. 의정부시가 6년째 추진 중인 ‘문예숲이 있는 마을(문학과 예술이 숲을 이루는 마을)’과 주민돌봄 공동체 ‘온브릿지(ON-브릿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모두 여가부 ‘여성친화도시 우수 사업’에 선정돼 주목받았다. 여성이 살기 편안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여성을 포함한 주민들의 돌봄·경제·사회 활동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들이다.

낡고 살기 불편한 동네의 슬럼화를 막기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흥선동은 2012년 뉴타운 해제 이후 주거환경 악화, 범죄 위험이 늘며 ‘떠나고 싶은 동네’가 됐다. 도시재생사업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역민들과 시가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 의정부시는 2016년 이곳에 ‘문예숲이 있는 마을 커뮤니티 센터’, ‘의정부시 경기육아나눔터’를 열었다. 지역민들이 여기서 마을 의제 토론, 취미활동, 육아 품앗이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언니네 협동조합’은 그중 주목할 만한 사례다. 동네 바느질마을학교 수료생 등 평범한 주부들의 모임으로 출발했다. 문예숲 사업을 통한 마을공동체 강화, 골목길 환경 개선 등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지역 여성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언니네 수선방’, ‘언니네 배움터’, ‘언니네 가게’로 확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사업비 1억원을 받아 면 마스크 3000개를 제작해 취약계층 아동과 시설에 기부했다. 앞치마 만들기, 폐지하실을 활용한 ‘지하실에서 피는 황금버섯프로젝트’, ‘꽃·과일청 만들기’ 등 사업으로 마을 일자리도 늘렸다.

의정부시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하나인 문예숲 마을공동체 ‘언니네 수선방’ 사람들은 2020년 12월 언니네 협동조합(사회적마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하나인 문예숲 마을공동체 ‘언니네 수선방’ 사람들은 2020년 12월 언니네 협동조합(사회적마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 둔야로 ‘문예숲 마을 커뮤니티 센터’.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 둔야로 ‘문예숲 마을 커뮤니티 센터’. ⓒ의정부시 제공

올해 의정부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 ‘문예숲 마을 커뮤니티 센터’, 지하철 1호선 가능역 가재울도서관 옆 ‘초록빛정원 문예숲 2호’가 문을 열었다. 여성친화도시 시민서포터즈 교육장, 1인가구·직장인 등의 지역 공동체 활동의 장이 됐다. 의정부시는 더 넓고 쾌적한 새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온브릿지’는 여성친화형 주민돌봄공동체 사업이다. 양육법·성인지·안전 교육 등을 받은 어르신들이 ‘조아샘’(어르신 강사)이 돼 아이들과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이다. 50대 이상 조부모, 손자녀,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참가자들은 온라인으로 수공예 강의를 듣고 어르신-아동 간 마니또를 정해 친환경적 제품을 만들고 교류했다. 의정부시는 지역 내 요양보호사, 노인돌봄생활지원사, 아이돌보미, 보육교사 등의 의견을 모아 사업에 반영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창업을 돕기 위한 사업도 펼쳐왔다. 의정부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지역 사업체, 젠더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여성일자리실무협의체’를 구축했다. 취·창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노하우를 제공하고 판매 공간, 일자리를 연계하는 식이다.

의정부시는 2021년 12월 28일 여성친화마을 활성화 및 세대 간 소통 증진 노력의 일환으로 엄마샘 아뜰리에와 함께 온브릿지 마음이음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의정부시 블로그 캡처
의정부시는 2021년 12월 28일 여성친화마을 활성화 및 세대 간 소통 증진 노력의 일환으로 엄마샘 아뜰리에와 함께 온브릿지 마음이음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의정부시 블로그 캡처
2021년 11월 26일 열린 의정부시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여의주(여성친화도시 의정부의 주인)’ 워크숍 현장. ⓒ의정부시 제공
2021년 11월 26일 열린 의정부시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여의주(여성친화도시 의정부의 주인)’ 워크숍 현장. ⓒ의정부시 제공
지난 6월 18일 의정부시 직동공원 일대에서 열린 ‘여의주 플로깅(줍깅) 데이’ 현장.  ⓒ여의주 제공
지난 6월 18일 의정부시 직동공원 일대에서 열린 ‘여의주 플로깅(줍깅) 데이’ 현장. ⓒ여의주 제공

시민참여단 ‘여의주(여성친화도시 의정부의 주인)’ 활동도 계속된다. 현재 제6기 시민 32명이 활동 중이다. 사업 초기부터 성인지 관점으로 여러 도시기반시설·공공시설 등을 점검해왔다. 이들과 의정부시, 경찰이 함께하는 ‘여성안전실무협의체’가 지난 7월 출범해 여성안심귀갓길·불법촬영 합동 점검을 벌이고 있다. 시민참여단의 성인지감수성과 사회 참여 역량 강화 교육, 민관이 소통하고 의견을 듣기 위한 여성친화도시조성협의체 운영도 이어간다.

의정부시는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면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사무전결 처리규칙을 개정해 일정 금액 이상의 용역, 공사, 행사, 축제는 담당 부서와 여성친화도시 조성 주무부서가 협의하도록 했다. 종합 성과지표 공통항목에 여성친화도시 추진 실적을 반영하도록 해 사업부서의 참여를 유도했다. 공무원들의 성인지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의회도 여성친화도시 관련 조례 제정, 사업 추진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지원하고 있다.

다만 여성친화도시 사업 전담부서인 여성친화팀이 2018년 내부 조직평가 결과 해체되면서 추진 동력이 약해진 점은 아쉽다. 현재 복지국 여성보육과에서 사업을 맡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발표한 130대 세부 공약 중 ‘여성’, ‘성평등’ 공약은 없다. 

시 차원의 적극적인 성별영향분석평가·성인지 예산 편성, 시의성 있는 사업 기획·개발이 필요하지만, 의정부시 자체 수입만으로는 ‘현상 유지’만으로도 버겁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의정부시의 재정자립도는 21.1%로 경기도 전체 시군 평균 재정자립도(37.4%)보다 한참 낮다. 중앙정부의 여성친화도시 사업 관련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정부시 여성보육과 관계자는 “여러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에도 여성친화도시, 성별영향분석평가 등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성평등·돌봄·안전을 위한 지자체의 책임 강화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충실히 수행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잘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8월 23일 시장실에서 (사)21세기여성정치연합 의정부시지회 임원진과 함께 여성정책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의정부시 제공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지난 8월 23일 시장실에서 (사)21세기여성정치연합 의정부시지회 임원진과 함께 여성정책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의정부시 제공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