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시민행동
역무원 2인 1조 순찰하도록 인력 충원해야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과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이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벌어진 여성 역무원 스토킹 살해 사건 현장에선 인력 충원을 통해 노동자가 2인 1조로 안전하게 순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노총이 1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여성노동자가 안전한 일터를 위한 침묵시위’를 열었다. 이날 시위엔 한국성폭력상담소도 참여했다.

서울교통공사에서 근무 중인 이현경씨는 “출근을 하면 동료들이 있고 지나가는 승객들이 있고 아마 고인에겐 출근을 한 이 공간이 그나마 폭행으로부터 조금은 안전한 공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며 “그런 일터에 출근해 고인이 생을 마감했다. 2인 1조로 순찰해야 한다고 10년 전부터 외쳤다”고 얘기했다.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개최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에서 발언 중인 서울교통공사 직원 이현경씨.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개최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에서 발언 중인 서울교통공사 직원 이현경씨. ⓒ홍수형 기자

이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인 1조로 바꾸겠다고 했지만 알맹이가 단 하나도 없다”며 “2인 1조에 필요한 인원을 뽑겠다는 말이 언론 기사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필요한 건 번지르르한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함께 일할 동료”라며 “공사는 내부 직원들이 애도하고 고인의 죽음을 추모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무엇이 문제의 본질인지 알지 못하는 자신들의 행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개최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에서 발언 중인 안태진 보건의료노조 정책부장.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서 민주노총이 개최한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살해당했다’ 침묵시위에서 발언 중인 안태진 보건의료노조 정책부장. ⓒ홍수형 기자

안태진 보건의료노조 정책부장은 “피해자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 그럼에도 살해당했다”며 “비합리적인 이유로 영장 신청을 기각한 판사의 책임, 적자타령을 하며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을 주장해오고 2인 1조 근무도 하지 않는 서울교통공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안 정책부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며 “올 한해에만 널리 보도된 사건만 해도 대학 캠퍼스 내 여성 살해사건, 엘리베이터 돌려차기로 폭행당한 여성, 지하철 살인사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와 회사는 스토킹 피해자이자 여성노동자인 고인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해당 판사와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김현숙 장관과 윤석열 정부는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 모습 ⓒ홍수형 기자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 모습.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작성한 포스트잇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작성한 포스트잇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홍수형 기자

발언 이후 참가자들은 포스트잇 추모와 헌화를 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여성 역무원으로 확인된 피해자 A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신당역에서 화장실을 순찰하다 입사 동기인 B씨에게 살해당했다. B씨는 과거에도 A씨를 스토킹하고 불법 촬영물 활용 협박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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