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홍수형 기자

신당역 여성 역무원 스토킹 살해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6일 “수년 간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살해한 살인자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네트워크는 논평을 내고 “젠더폭력으로 살해된 서울교통공사 여성노동자의 죽음에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트워크는 보복범죄 방지와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속제도 재설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검찰로부터 9년 형을 구형받을 만큼 죄질이 중한 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공동체의 보호조치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자의 계획적 살해에 의해 죽임 당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러한 범죄가 수도 없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사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요청이 없어 보호하지 못했다고 하는 경찰의 안일한 태도도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 피의자의 지속 범죄로 추가 고소를 했으면 경찰로서는 마땅히 피의자의 신변확보와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며 “스토킹범죄를 비롯한 성폭력범죄의 경우 경찰은 신속정확한 수사와 동시에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경찰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스토킹 범죄와 보복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를 향해서도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누구인지 몰라 보호하지 못했다는 서울교통공사의 처사를 규탄한다”며 “서울교통공사는 여성노동자의 살해사건에 대해 ‘피해자를 알지 못해서 보호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파렴치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교통공사는 피의자가 폭력에 취약한 때와 장소를 택해 범행을 자행했다는 것을 뼈아프게 인지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안전을 일상적 시스템으로 보장하지 못한 서울교통공사는 피해자를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를 공개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경우, 스토킹 범죄자가 보복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신당역 살해사건의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강력한 법적 처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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