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밝힌 이예람 특검… 유가족 “민간 수사 군에 정착돼야”
‘2차 가해’ 밝힌 이예람 특검… 유가족 “민간 수사 군에 정착돼야”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2.09.14 14:50
  • 수정 2022-09-20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예람 중사 특검팀 100일 수사 마무리
‘수사 지휘’ 전익수 실장 등 8명 기소
전 실장 수사 정보 유출 등 혐의만 적용
지휘부의 수사 무마 의혹은 못 밝혀
고 이예람 중사 부친 이주완씨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대통령 면담요청 등을 요구하는 피켓시위 도중 이 중사의 군인 인식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고 이예람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 ©뉴시스

고 이예람 중사의 사망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검이 100일간의 수사를 끝내고 결과를 발표했다. 고 이예람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는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특검이 부실 수사, 전관예우 부분을 정확히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성과를 내준 특검이 정말 고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민간 수사가 군에 정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1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장교 5명과 군무원 1명, 장모 중사 등 7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을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먼저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까지 총 8명의 인원이 기소됐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특검팀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출범 후 100일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특검팀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출범 후 100일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고 이예람 중사는 2021년 3월 초 공군 20전투비행단(이하 20비) 장 중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부대에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특검 수사 결과 부대 측에서는 사건을 즉각 상부에 알리지 않고 ‘신고하지 말라’며 이 중사를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 중사는 범행 직후 다른 부대로 파견되기 전까지 부대 내에서 ‘이 중사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파악했다. 2021년 5월 22일 이 중사는 20비 영내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이후 이 중사와 함께 근무한 부대 부서원·장 중사 등을 조사했지만,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7일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진 피의자 17명 가운데 가해자 장 중사 등 9명에 대해선 기소 의견을,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8명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을 냈다. 20비 군사경찰대대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불기소 의견을 권고했다. 유가족 측은 군이 하는 재수사에 반발하며 특검의 도입을 요구했다.

2022년 4월 15일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특검 특별검사는 안미영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맡았다. 특검은 국방부·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5만여 쪽에 이르는 자료를 넘겨받았으며, 공군본부, 제20전투비행단, 제15특수임무비행단, 공군수사단을 압수 수색했다.

100일간의 수사 결과 지난 13일 특검팀은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가해자 장 중사 등 총 7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를 증거위조 등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기소 해 총 8명의 인원이 기소됐다. 

지난 4월 15일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고 이예람 중사 부친 이주완씨와 박지현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착석하자 본회의 전 박병석 국회의장이 방청석으로 올라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4월 15일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고 이예람 중사 부친 이주완씨와 박지현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착석하자 본회의 전 박병석 국회의장이 방청석으로 올라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또한 특검은 2차 가해를 통해 이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결론내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심리부검 결과 2차 가해를 경험해 심화된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이 중사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중사 유족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특검은 군을 수사한 최초의 특검으로 우리 군이 폐쇄적 병영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참담한 과정 전반을 규명한 성과를 이뤘다”며 “이 중사가 겪었던 2차 피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점은 주요한 성과”라고 평했다. 그러나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계속된 이유를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관련자들이 진술을 거부하고, 휴대폰을 폐기하거나 기록을 삭제하고, 주요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다 적발된 정황까지 확인됐다”며 “이런 이유로 특검은 부실수사의 실체적 진실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윗선을 법정에 세우지 못한 점은 유가족의 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