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극악한 성폭력 범죄자 출소 그리고 우리의 알 권리
[기고] 극악한 성폭력 범죄자 출소 그리고 우리의 알 권리
  • 박찬성 변호사‧포항공대 인권자문위원
  • 승인 2022.09.13 17:17
  • 수정 2022-09-15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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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54). 사진은 2006년 수배전단지. ⓒ인천경찰청 제공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54). 사진은 2006년 수배전단지. ⓒ인천경찰청 제공

극악한 성폭력을 자행한 범죄자 김근식이 머지않아 출소할 예정이다. 사람들의 공포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신상정보 공개와 24시간 집중 관리감독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는 더 있다. 신상정보 공개명령 제도는 그보다 앞서 마련되기는 했지만, 신상정보 고지명령 제도가 청소년성보호법에 신설된 것은 2010년에 이르러서였다. 게다가 법은 2011. 1. 1. 이후 최초로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를 범하여 법원으로부터 고지명령을 선고받은 자부터 이를 시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이후의 개정에서 고지명령 적용대상을 가능한 일정 시점까지 소급하여 확대했으나 그럼에도 그 적용을 받지 않는 경우는 여전히 남았다. 

김근식의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는 이루어지게 되었으나, 여성가족부장관이 그 신상정보를 그 범죄자 거주지와 같은 지역의 아동‧청소년 친권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있는 가구, 어린이집‧유치원장이나 학교장 등에게 고지하는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민들로서는 모르는 새에 성범죄자가 주변을 배회하지 않을까 두려울 수밖에 없다. 공개된 신상정보의 공유가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 규정을 함께 읽어보자.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서 ‘성범죄자 알림e’ 웹사이트를 통해서 공개되는 정보에는 주소와 실제 거주지, 신체정보와 사진, 죄명과 횟수를 포함한 성폭력범죄 전과사실, 전자장치 부착 여부 등이 망라되어 있다. 인근에 성범죄자가 사는 것은 아닌지, 살고 있다면 그가 누구인지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누구나 언제든지 알아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과거에는 성범죄자와 같은 시‧군‧구 내에 거주하는 청소년의 법정대리인 등 법에서 열거한 몇몇 유형의 사람들만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다음으로 같은 법 제55조와 제65조 제1항 제3호. 공개된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는 아동‧청소년의 보호를 위하여 성범죄 우려가 있는 자를 확인할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함을 명시하면서, 공개정보를 확인한 사람이 출판물‧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이를 공개하는 것과 고용, 주택 또는 사회복지시설의 이용, 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과 관련하여 공개대상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의 형사 처벌 근거를 두고 있다.
 
위 금지규정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이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청소년성보호법은 출판물이나 방송,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의 공개를 금하고 있을 뿐이다. ‘성범죄자 알림e’ 웹사이트를 먼저 검색해 본 사람이 성범죄자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주변 지인에게 “‘성범죄자 알림e’ 웹사이트를 한 번 검색해서 거기에 공개된 내용을 꼭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성범죄자 알림e’ 웹사이트에서 확인한 정보를 자녀에게 구두로 알려주거나 웹사이트 상의 정보를 직접 보여주면서 등‧하교길 안전을 당부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형식의 검색 권유 내지 정보 공유는 청소년성보호법에도 저촉되지 않고, 그 밖의 법 위반 문제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SNS 등을 통해서 성범죄자의 공개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아무리 선한 취지에서 나온 행동이라 하더라도 법이 명문으로 금하는 방법에 해당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사실, 청소년성보호법이 아니더라도 우리 법은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까지도 명예훼손죄의 처벌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SNS 등을 통한 정보 공유는 애초에 권장할 만한 방법이 되기는 어렵다. ‘비방할 목적’이 부인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겠지만, 그렇더라도 구태여 불필요한 다툼의 여지를 남길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생각해 보면, 고지명령이 있었다고 한들 정보통신망을 통한 정보의 공유가 금지된다는 사실 자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안전한 삶을 영위할 권리는 우리 삶의 기본 바탕이며,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알 권리가 안전보장에 중요하다는 것 또한 자명하다. 재판실무에서도 신상공개 및 고지명령 제도가 더 적극적으로 운용되기를 바란다. 부디 우리 모두 재범의 공포 따위에서 벗어나, 언제나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박찬성 변호사‧포항공대 상담센터 자문위원
박찬성 변호사‧포항공대 인권자문위원

* 외부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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