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가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성범죄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1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가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성범죄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인하대 성폭행 살인사건 1차 공판을 앞두고 여성들이 모여 대학 내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지적하는 한편 재판부에 가해자의 엄격한 처벌을 요구했다.

13일 오전 9시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 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 등의 주최로 인하대 성폭행 살인 사건 1차 공판을 앞두고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첫 발언을 맡은 인하대 페미니즘 동아리 여집합 관계자는 “지금 우리 학교에는 학내 성평등을 위한 기구 재정비와 성폭력 처리 절차에 대한 논의도 없다”며 “턱없이 모자란 경비 노동자를 늘리겠다는 확약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지 CCTV만 늘리겠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이다. 이런 사태를 미리 막지도 못한 총장이 연임하는 뻔뻔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사건이 있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럴 수 있더라도 우리는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에 만족하지 않겠다. 사건 이전에도 인하대학교와 우리 사회 안에서 여성 대상 차별과 폭력, 억압은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1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가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성범죄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1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가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성범죄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이어 발언을 맡은 숭실대 페미니즘 소모임 백마 탄 암탉님의 조혜원 씨는 “대학 내 성폭력은 전대 미문의 사건도 이른바 지성의 공간에서 일어난 믿을 수 없는 특이 케이스도 아니”라며 “대학 내 일상적인 여성혐오와 성차별이 일구어낸 문화가 이제는 그 임계점에 달하여 사건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은 가해자가 절대 활개를 치도록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 사회가 가해자의 편이 아닌, 피해자의 편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여성연대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잇다’ 이선희 센터장은 인하대를 다니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인하대의 변화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어떻게 판결을 내릴지 저희가 가까이 있는 만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가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성범죄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13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경남지역대학 페미니즘동아리 연합 '아우르니'와 '인천여성연대'가 '여성혐오 범죄 근절을 위해 재판부는 성범죄 방관 말고 엄중 처벌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마지막 발언에 난선 진주교대 페미니즘 동아리 방과 후 페미니즘의 손국랑 대표는 성범죄는 단지 개인의 잘못이 아닌 젠더 권력관계에 의한 범죄임을 강조했다. 그는 “여성 범죄의 원인이 명백한 여성 혐오적 사회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측은 야간 통행 금지, CCTV 추가 설치 등의 표면적 대응책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인을 잘못짚은 해결책은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사법부는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고, 대학에서는 성인지 교육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본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으로는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강나연 운영위원, 사단법인 인권희망 강강술래 강혜정 대표가 나섰다. 이들은 “대학은 성인지 교육 과목 필수 교양으로 개설 및 지정하여 올바른 젠더 감수성을 가르치고,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가해자 중심적인 양형기준 및 재판 과정을 피해자 중심주의를 적용하여 법의 공정성을 지키고, 재판부는 성범죄를 개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범죄임을 인식하여 엄중 처벌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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