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을 건강하게, 행복하게 해주는 비법을

질은 음순에서 자궁 경부까지 뻗어 있는 10∼13센티미터의 터널이다. 점막과 근육과 섬유조직으로 붉은 벨벳 옷을 입은 아늑한 동굴이다. 월경혈이 나오는 통로이자 음경이 들어가는 포근한 스위트홈, 쾌락과 즐거움으로 노래를 부르는 악기다. 보통 때 질벽들은 마주 잡은 손처럼 살포시 포개져서 닫혀 있다. 질은 물고 빨고 삼키는 입과 같이 촉촉하고 유혹적으로 흡입을 한다. 섹스는 남녀라는 인화물질에 불을 붙이는 것. 질의 빨아들이는 '흡입'과 음경의 들어가는 '삽입'으로 꼭 들어맞는 밀착감에서 불꽃이 피어오르며 발화를 한다.

아기에게는? 세상을 열어주는 생명의 문이다. 아기의 머리와 어깨는 적어도 10~13센티미터가 넘는다. 출산시에 자궁과 골반근육은 강하고 힘차게 수축하며 아기를 밀어낸다. 좁은 산도에 엄청난 압력이 걸리면서 내장은 뒤틀리고 자궁은 찢어질듯 뼈는 쪼개지는 아픔을 감수한다. 아기의 머리는 엄마의 질을 찢으면서 피를 묻히고 바깥 세상으로 나온다. 출산 제례를 마치고 난 자궁과 질은 빈 동굴처럼 태초의 깊은 어둠을 남긴 채 서서히 닫힌다. 질은 새 생명에게 우주를 열어주는 블랙홀이다.

2월초에 EBS '삼색토크'의 주제는 '여자들의 성'이었다. 나는 패널로 참석했다. 남자패널인 문화평론가 김갑수씨의 말을 들어보자. “내가 아는 여자들 거의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자기는 불감증이고 성에 대해 관심이 없고 안 해도 살 수 있다고 말을 해요. 왜 그래야 하는지.”

전국의 주부 불감증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인사하는 유명한 논객이며 영화잡지 <프리미어> 편집장인 최보은씨.

“과거에 저는 해리와 샐리에 나오는 장면처럼 가짜 오르가즘 연기를 했어요. 진짜는 아프고 싫은데도 억지로 좋은 척, 그러고는 도덕적으로 옳다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하면 어쩜 그렇게 스스로에게 잔인한 짓을 했을까 싶어요."

여자가 남자의 쾌감을 모르듯이 남자도 여자의 느낌을 모른다. 특히 여자들의 입에 대추를 물리고 눈에 밀랍이 발라져서 “모르는 게 약이니라”하고 살아온 세월이 얼마 전까지고 보면 입을 벙끗하기가 쉬웠겠는가. 곧이 곧대로 아는 척에 자기 필이 꽂히는 대로 남자를 선택해서 성적 결정권이라도 행사를 해보라. 당장 '헤픈 여자' 심지어는 '걸레'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니 알아서 방어적으로 말을 삼간다. 그럼 또 내숭이라고 뒷담화가 만발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여자들의 생존방식이었던 것을.

성신경이 훨씬 많다 보니 여자들의 성욕은 남자보다 많으면 많지, 적을 수가 있겠는가. 난자에게 비싼 투자를 한 만큼, 몸이 소중한 만큼 클리토리스와 자궁의 느낌으로 참을성 있게 보다 멋지고 신중한 성적 선택을 해야 하리라.

남자들이 오히려 여자들의 오르가즘과 아기 낳는 것을 속으로는 엄청 부러워하고 트랜스젠더를 원하는 사람도 열에 아홉 이상은 여자가 되고 싶어한다. 프로이트씨의 말로는 여자들은 음경이 없어 거세컴플렉스에 시달린다고 했다는데, 그 말은 이제 약발이 안 듣는다. 잊어주라. 어느 작가의 절묘한 비유. “여자는 다다다다 성능 좋은 반자동 총을 가졌고 남자는 한번 쏘면 그만인 엽총인데 원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보면 다양한 신음소리의 종합편을 들을 수 있다. 백녀백성(百女百聲) 질의 노래를 듣는 관객들의 얼굴은 놀라고 유쾌하고 즐거운 표정들이다. 닫혀 있던 질과 입이 자신만의 목소리로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도록 보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몸사랑이다. 질에게 노래방 기계를 선물하라! 보지를 행복하게 해주는데 꼭 음경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룻배 젓는 사람이 혼자 힘으로 호수를 건널 수 없다면 딴 사람을 태우고는 절대로 홍해를 가로지르지는 못할 것이다.'

혼자서 잘해야 둘이서도 잘할 수 있고 그대가 할 일은 남에게 미루지 말 것이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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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명호 /

대한여한의사회 부회장

이유명호한의원 워장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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