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비용 처리, 감세 내세워

[런던=AP/뉴시스] 영국 보수당의 당원투표를 통해 영국의 차기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 내정자가 5일 총리 선정 발표 후 연설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보수당의 당원투표를 통해 영국의 차기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 내정자가 5일(현지시각) 총리 선정 발표 후 연설하고 있다.

영국을 이끌 새 총리로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선출됐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영국 보수당은 차기 당대표 선정 당원투표 결과 트러스 장관이 57.4%(8만1326표)의 득표율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42.6%·6만399표)을 물리치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세금을 낮추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내놓을 것"이라며 "가계 에너지 요금 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에 관한 장기적인 문제들도 다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을 앞둔 존슨 총리에게 "퇴임하는 지도자이자 내 친구인 보리스 존슨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마무리했으며, 제레미 코빈을 눌렀고, 백신을 출시했으며, 푸틴에게 맞섰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1978~1990년의 마가렛 대처 총리와 2016년~2019년의 테리사 메이 총리에 이어 영국의 3번째 여성 총리이며 첫 40대 여성 총리이다. 이들은 모두 보수당 소속이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로, 현재 제 1당인 보수당 대표가 영국 총리직을 맡는다. 앞서 2019년 7월 취임했던 보리스 존슨 총리는 3년 만인 올 7월 수낙 재무장관 등 자신의 내각이 줄줄이 사표를 내자 총리 사퇴를 발표했다.

보수당은 후임 당대표 겸 차기 총리 선정에 들어가 359명의 보수당 소속 현역 하원의원들이 참여하는 당 의원 투표를 5차례 실시했다.

이 투표서 트러스 내정자는 3위를 기록했다가 막판에 간신히 2위에 올라 원내 경선에 통과하며 수낙 전 장관과 맞붙게 됐다. 수낙 전 장관은 당 의원 투표에서 선두였지만 최종 후보 결정 후 당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며 패배했다. 

트러스 내정자는 감세 등 보수당의 가치를 존중하고 존슨 총리와의 의리를 지켜온 점 등이 당원 투표에서 앞선 요인으로 평가된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 머물고 있는 엘라자베스 2세 여왕을 찾아 새 총리로 임명될 예정이다. 같은 날 존슨 총리가 먼저 스코틀랜드로 가 여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다.

96세 여왕은 거동 문제로 70년 재임 중 처음으로 런던 버킹엄궁이 아닌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서 존슨 총리와 새 당수를 맞을 예정이다.

여왕은 존슨 총리의 사임을 받아들인 뒤 새 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고 내각 구성을 요청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임 중 15번째 총리다.

10년 차 하원의원으로 보리스 존슨 정부의 두 번째 외무장관으로 발탁돼 1년 넘게 재직한 트러스 내정자는 우크라이나 지원, 중국과의 새로운 관계 및 브렉시트 후 유럽연합과의 북아일랜드 갈등 등 대외 현안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다만 물가와 에너지 위기 등 당면한 현안으로 임기 초부터 쉽지 않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 내정자는 6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정기 총선이 예정된 2024년 12월까지 재직할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가 10.1%나 되고 가계 에너지비가 평균 연 3600파운드(550만원)에 달하는 등 현재 영국의 민생 문제가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