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교와 관련한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 기소된 튀르기예의 굴센 ⓒ굴센 트위터
종교학교와 관련한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 기소된 튀르기예의 가수 굴센 ⓒ굴센 트위터

튀르기예(터키) 가수 굴센이 종교학교에 대한 농담으로 증오를 선동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각) BBC는 굴센이 "대중에게 혐오와 적대감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체포돼 현재 구치소에 갇혔다고 보도했다. 굴센은 그의 활동명이다.

굴센은 지난 4월 그의 밴드에 '변태' 같은 멤버가 참석했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이 멤버가 "이맘 하팁(종교학교)을 졸업했다"면서 "그의 변태같은 기질이 바로 그런 점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굴센의 농담이 최근 온라인에서 회자되면서 보수종교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굴센 체포를 촉구하는 해시태그를 달고 이 동영상을 공유했다. 이들은 굴센이 종교학교들을 변태들과 연결시켰다고 주장했다.

굴센측 변호인은 굴센이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면서 구속 적부심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굴센은 체포되기 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면서도 "동료에 대한 자신의 농담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악의적인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를 양극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동영상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튀르기예의 마돈나로 불리는 굴센은 이슬람 율법 강화를 외치는 튀르키예 보수파들의 공격 대상이 돼 왔다.

이번 체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AK당에서 처음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20년전 젊은이들이 이맘과 설교자가 되도록 교육하기 위해 국가가 설립한 이맘 하팁 종교학교 중 한 곳에서 공부했다.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은 굴센의 체포를 비난하고 있다.

인기 록 밴드 모브 오테시의 보컬인 하룬 테킨은 한 여성 아티스트가 "정부가 부과한 대로 옷을 입고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페이자 알툰 변호사는 이번 결정이 "법적 이유가 없다"며 굴센이 무대 의상과 신념, '반항적인 태도'와 성소수자들에 대한 지지로 인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굴센의 체로를 옹호하는 글들도 SNS에 올라오고 있다.

보수적인 인사들은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칼럼리스트 푸엣 우그르는 "학교, 축구 클럽 또는 민족 출신의 누군가를 '변태'라고 부르는 것은 증오 범죄이다" 라고 주장했으며 친정부 성향의 신문인 예니 사팍은 "광대가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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