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까지 서울 마포구 일대서 개최
33개국 122편 상영...25일 개막식
‘올해의 보이스’·박남옥상 시상식
고 강수연 배우 공로패 수여식 등 열려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현장. ⓒ홍수형 기자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현장. ⓒ홍수형 기자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변영주 감독과 배우 한예리가 사회를 맡았다. ⓒ홍수형 기자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변영주 감독과 배우 한예리가 사회를 맡았다. ⓒ홍수형 기자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5일 개막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여성영화 축제다. 9월 1일까지 서울 마포구 메가박스 상암과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된다. 33개국 122편을 상영하며, 온라인으로도 15개국 26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개막식은 이날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렸다. 비 오고 흐린 날에도 많은 영화인과 정치인, 시민사회 인사들과 관객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변영주 감독과 배우 한예리가 사회를 맡았고, 가수 황소윤이 축하 공연을 열었다.

영화제가 뽑은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는 생리대 유해성 관련 소송에서 승리한 여성환경연대, 휠체어 장애인 굴러라 구르님(김지우 작가), 노조 투쟁에 앞장선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이다. 여성 이슈에 대해 용기 있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우리 사회에 영감을 준 개인 혹은 단체에 주는 상이다. 수상자들은 각각 상패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대표는 수상소감으로 “여성환경연대뿐 아니라 월경의 부작용, 고통을 증언하고 기업과 정부에게 책임 있는 생산과 철저한 대책을 요구하고 연대해 온 여성들에게 자축과 응원을 보내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배제되지 않고 건강하고 자유롭게 월경할 수 있는 사회가 훨씬 더 돌봄이 가득하고 생태적인 사회”라고 밝혔다.

김지우 작가는 “외롭고 어리고 장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글 쓰고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다양한 몸을 가진 여자들, 다양한 위치와 장소에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종린 지회장은 “‘말하고 설치고 생각하고’라는 여성운동의 구호를 좋아한다. 회사를 상대로 싸우다 보니 여성 인권을 위해서도 싸우게 돼 짐이 무거워졌다”며 “더 말하고 더 설치고 다니라는 상을 받아서 신난다. 뜻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싸우는 여자가, 싸우는 우리가 승리한다, 투쟁!”이라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왼쪽부터) 생리대 유해성 관련 소송에서 승리한 여성환경연대, 휠체어 장애인 굴러라 구르님(김지우 작가), 노조 투쟁에 앞장선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 ⓒ홍수형 기자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왼쪽부터) 생리대 유해성 관련 소송에서 승리한 여성환경연대, 휠체어 장애인 굴러라 구르님(김지우 작가), 노조 투쟁에 앞장선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 ⓒ홍수형 기자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 ‘박남옥상’ 수상자인 신수원 감독.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 ‘박남옥상’ 수상자인 신수원 감독.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공

한국 최초 여성 감독 박남옥을 기리는 ‘박남옥상’은 신수원 감독에 돌아갔다. 여성 감독으로서의 활동, 삶, 작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수상자를 선정, 상금 1000만 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신수원 감독은 “생각지도 못한 상”이라며 “‘오마주’는 ‘레인보우’ 이후 제 여섯 번째 작품이다. 사실 영화를 찍을수록 주머니가 ‘붕괴’된다. 어려운 시기에 만든 작품이고 이정은·권해효 배우 등 함께해 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 박남옥 감독님께서 주신 상이니까 기왕이면 한 ‘타스’(12편), 죽을 때까지 찍어 보겠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현장. 박광수 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지미 배우, 변재란 조직위원장이 퍼플카펫에 섰다. ⓒ홍수형 기자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 현장. 박광수 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지미 배우, 변재란 조직위원장이 퍼플카펫에 섰다. ⓒ홍수형 기자

고(故) 강수연 배우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공로패 수여식도 열렸다. 박광수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강수연 배우는 월드스타로서, 국제영화제와 한국 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행정가로서 굵은 자취를 남겼다. 특히 그녀가 40여 년간 창조해온 여성의 얼굴들은 당대의 우리들, 후대의 우리들과 공감대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고인이 생전 존경하고 흠모해온 선배 김지미 배우가 이날 직접 공로패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김지미 배우는 “저는 수연이를 사랑했다. 그래서 가슴이 떨린다”면서 “(강수연 배우는) 할 일이 많은 후배, 능력 있고 좋은 연기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영화계를 지켜줬다. 저세상에 가서도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일들을 이룰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수연 배우의 동생은 “영화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평생을 함께한 배우 강수연으로 영원히 기억되기를 희망하면서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저희 가족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또 “언니가 늘 해줬던 말, 언니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라면서 고인이 생전 남긴 편지를 낭독했다. ”바라는 것은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네 자신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 지금보다는 내일이 더 행복하고 미래가 즐겁고 그것만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항상 부지런하고, 겸손하고, 검소하고, 너 자신이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라. 많이 웃고 많이 이해하고 많이 먹고 많이 느끼고....”

개막작 ‘더 제인스’(티아 레슨, 에마 필더스 감독)는 임신중지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미국에서 임신중단이 불법이던 1960년대 후반, 여성들이 비밀리에 임신중단 시술을 받도록 도운 여성들(‘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영화제에 앞서 열린 ‘퍼플카펫’ 행사에는 배우 권해효·김지미·예지원 등 영화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서지현 검사,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장명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등도 자리를 빛냈다.

당초 개막식 진행을 맡았던 영화제 홍보대사 배우 방민아씨, 축하공연을 맡았던 가수 김윤아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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