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모든 수단 동원해 크름반도 되찾겠다"
유엔 "마리우폴 전쟁포로 재판 회부 우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극우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 2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딸 다리야 두기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두기나는 지난 20일 자신의 차량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극우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 2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딸 다리야 두기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두기나는 지난 20일 자신의 차량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의 딸이 차량 폭발 사고로 숨진 데 대해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한 러시아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30)의 죽음에 관여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기나는 지난 20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차량 폭발로 사망했으며 러시아 수사당국은 폭발이 차량에 설치된 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두기나가 운전한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용의자로 우크라이나 비밀요원 나탈랴 보우크(43)를 지목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FSB가 용의자를 특정했다"며 "(차량 폭발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 범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사결과로 확인된 배후자에게 자비는 없다"며 "이는 사건을 실행한 사람 뿐만 아니라 주문한 사람에게도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에 맞춰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민간이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인 알렉스 로드니얀스키는 23일 BBC 라디오4에 출연해 "내일 독립 기념일에 러시아가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민간인들이 키이우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 젤렌스키 "모든 수단 동원해 크름반도 되찾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년 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름반도를 이번 전쟁에서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 반환을 논의하는 '크림 플랫폼' 개회사에서 크름반도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크름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됐으나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것은 크룸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름반도에서 끝날 것"이라며 크림반도 수복이 "세계 법과 질서"를 다시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름반도 탈환은 반전운동의 측면에서도 가장 큰 조치가 될 것"이라며 "그건 사실이고 나는 100% 그렇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포를 극복하고, 우리 지역과 유럽, 전 세계의 약속과 안보를 되찾기 위해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승리를 쟁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는 "우리는 다른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대화를 전혀 생각한 적이 없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선을 동결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름 플랫폼'은 크림반도 반환과 관련한 국제적 지지 확보를 위해 우크라이나가 만든 정상급 국제회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온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 약 40명의 대통령과 총리를 포함해 60개 국가 및 국제기구의 대표가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 유엔 "마리우폴 전쟁포로 재판 회부 우려"

마리우폴 콘서트홀에 설치된 철제 우리. 유엔은 이 우리들이 전쟁포로들을 가두기 위한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소셜 미디어
마리우폴 콘서트홀에 설치된 철제 우리. 유엔은 이 우리들이 전쟁포로들을 가두기 위한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소셜 미디어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가 장악한 마리우폴의 전쟁포로들을 재판에 넘길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유엔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각) "마리우폴의 콘서트홀에 철제 우리들을 만들고 있는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전쟁 포로들을 가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엔은 전쟁에 가담했다는 것을 이유로 포로들을 기소하는 것은 전쟁 범죄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전쟁 포로들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최근 며칠 동안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들은 도시의 필하모닉 홀 무대에 금속으로 된 우리들이 세워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BBC는 최근 4~5일 이내에 촬영된 이 사진들이 행사장 내부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지난 5월 러시아군에 함락되기 전 도시를 방어하던 중 생포한 우크라이나 국군포로들에 대한 재판쇼를 열 계획이라고 주장해왔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계획은 전쟁포로들을 가두려는 절차로 보인다며" "이런 계획들은 용납될수 없으며 모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샴다사니는 성명에서 "우리는 국제 인도주의 법이 전쟁 포로들을 심판하기 위한 법원 설립을 금지하고 있으며 전쟁 포로들에게 공정한 재판의 권리를 의도적으로 박탈하는 것은 전쟁 범죄에 해당한"고 덧붙였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유엔과 적십자 국제위원회(ICRC)와 같은 독립 감시단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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