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에 앞장서는 기업들… “직업은 사회적 주체로 살아가게 하는 필수요소”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는 기업들… “직업은 사회적 주체로 살아가게 하는 필수요소”
  • 권묘정 기자
  • 승인 2022.08.26 13:00
  • 수정 2022-08-26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타벅스‧캐논코리아‧율촌‧대구도시철도 공사
장애 친화적인 근로 환경 및 직무 갖춰
공동체 문화 역시 장애 친화적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지방자치단체와 50명 이상 공공기관‧민간기업 사업주에게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미준수 시 부담금을 부과하는 장애인 고용의무제도가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1년 말 기준 장애인 의무 고용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은 3.10%에 그쳤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을 깨고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면서 기업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보한 기업들이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함께 선정한 ‘2021년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 사업장을 바탕으로 기업 문화를 훑어보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애인 고용 우수 사례의 대표 격인 스타벅스는 2007년부터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을 시작해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용증진 협약을 체결해 장애 유형과 정도의 구분 없이 장애인 채용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률은 4.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2020년 12월에는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포괄적 인테리어 매장인 ‘서울대치과병원점’을 오픈했다.

ⓒ스타벅스
ⓒ스타벅스

해당 매장에는 ‘필담 노트’가 있다. 수어로 의사소통하는 청각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해 배치된 노트다. 이를 통해 청각장애인 파트너도 손님과 대면하여 주문받을 수 있다. 휠체어 이용 근로자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매장 환경을 조성한 점도 눈에 띈다. 휠체어 이용 근로자가 이동에 용이하도록 매장 모든 구역에 충분한 이동 공간을 확보했다.

캐논코리아 역시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는 회사다. 캐논코리아는 지난 2009년 장애인 고용 확대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기 시작했으며, 2017년 장애인 고용률 (8.63%) 1위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캐논코리아의 직원 채용 과정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서류부터 면접까지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채용 이후 내부 인사제도와 체계 또한 비장애인 직원과 동일하게 적용되며, 급여 또한 비장애인과 차별을 두지 않는다.

ⓒ캐논 코리아
ⓒ캐논 코리아

특히 캐논코리아 안산 사업소에는 장애 사원으로 이루어진 ‘아이 캔 셀’이라는 생산라인이 따로 존재한다. 이곳에는 장애 사원들과 비장애인 사원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으며 수화 통역사가 상주해 있다.

장애인 고용을 위해 적합한 직무를 개발한 회사들도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2011년부터 로펌의 특성상 대량 복사가 많은 점에 착안, 복사업무 담당자를 고용하였고 2021년에는 우편물 분류 및 발송, 팩스 수신 등을 담당하는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했다. 이어 2013년에는 우편물을 각 부서의 직원에게 전달해주는 사내 메신저를 도입, 그 담당에 장애인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유튜브 갈무리
ⓒ대구도시철도공사 유튜브 갈무리

대구도시철도공사는 2015년 공기업 최초로 장애인 양궁단을 만들어 장애인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검수, 운전, 역무 등 장애인 근무가 쉽지 않은 직무가 많아 장애인 고용에 어려움을 겪던 중 장애인 실업 양궁팀 창단이라는 창의적인 해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장애인 양궁단은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 중이다.

장애인이 근무하기 위해서는 장애 친화적인 근로 환경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공동체 내 문화가 중요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민원정보 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장애인 일자리 관련 민원 945건을 분석한 결과, ‘장애인 근로자의 근무 환경’과 관련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임금차별‧업무차별‧왕따‧갑질 등 직장 내 애로사항이 29.8%(51건)로 가장 많았다.

장애 친화적인 근로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은 공동체 문화 역시 장애 친화적인 경우가 많았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장애인 근로자는 “함께 근무하는 동료에게 (장애를) 배려 받지 못한 경우가 없었다”면서 “역무원으로 근무하다 보면 역사 내에 위급상황 또는 응급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하게 될까 봐 늘 신경을 쓰고 있지만,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늘 배려해주며 도움을 주고 있기에 원활한 근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세진 사원 역시 “(율촌 내부 문화가) 지금까지 다녀 본 회사 중에서 가장 장애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함께 업무를 함에도 어떤 점이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며, 팀원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부분을 가장 먼저 물어 봐주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근무지 내 분위기를 밝혔다.

ⓒfreepik,pch.vector
ⓒfreepik,pch.vector

직업은 사회적 주체로 살아가게 하는 필수요소 
CEO의 의지와 동료들의 포용적인 태도 필요 


장애 친화적인 환경과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 이선경 부점장은 “최근 인기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 주인공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폐의 정식 명칭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고 언급하며,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자폐에는 다양한 장애유형이 존재한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이렇게 장애에도 사람마다 장애 정도가 다르며 다양하다는 것을 장애인 근로자와 함께 일하며 알게 되었다”라며 “저희 매장의 3명의 지적장애인 근로자에게 모두 다른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과 습득 방식도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장애인 각각의 특성을 이해한 과정에 대해서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장애인은 교육으로 그들의 업무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발전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장애의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90%가 후천적이다. 따라서 장애인 고용은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라면서 “직업은 장애인이 사회적 주체로 살아가게 하는 필수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의 고용 및 장애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것은 CEO의 의지와 동료들의 포용적인 태도”라면서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몰입하지 말고 근로자가 우리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동료들 역시 장애인 근로자를 대할 때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지 말고 동등한 동료로써서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할 때) 고용환경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진행하는 고용환경사업이 있다.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오르막 환경 개선을 지원해 줄뿐만 아니라 보조화기기는 물론 근로지도원 같은 인적자원까지 지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