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러시아 탄약고 또 화재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에네르호아톰 홈페이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에네르호아톰 홈페이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엔의 관리들이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해 사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각) BBC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한 뒤 푸틴 대통령이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유엔의 사찰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자 포리자 원전에 대한 빠른 시찰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고 로이터,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논의했으며, 특히 자포리자 원전 상황이 초래하는 안전 위험에 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두 정상은 현재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을 가능한 한 빨리 현장에 파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IAEA 시찰단 파견에 앞서 기술팀이 먼저 의견을 교환한 뒤 다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 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가하는 조직적 포격 탓에 대형 재난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IAEA 시찰단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규모인 6기의 원자로를 갖춘 자포리자 원전은 3월 초 러시아가 점령한 직후부터 포격에 따른 대형 재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원전과 주변 지역을 겨냥한 포격이 연일 계속되면서 러시아에 대한 원전 반환 및 비무장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원전을 포격하고 핵 시찰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터키)가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에 합의한 이후에도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의 수출에 대한 장애물이 여전하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했다.

◆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러시아 탄약고 또 화재

우크라이나 국경에 인접한 러시아 벨고로트 지역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 통신사인 우크린포름 등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도 채 떨어지지 않은 티모노보 마을 인근 탄약고에서 불이 났다"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티모노보와 솔로티 마을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며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에는 관련 동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영상에는 빠르게 여러 번 폭발음이 들리고 거대한 불덩어리와 함께 검은 연기 기둥이 솟구치는 것이 보인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도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게시하면서 "러시아 벨고로트 지역의 탄약고가 불타고 폭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고로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 방향으로 미사일 8발이 발사됐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 중 2개가 트램 창고를 덮쳐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 하르키우 지역 3곳에 집중된 러시아 군 총격으로 민간인 최소 15명이 숨졌고 부상자는 20여 명에 달했다.

러시아 지역 탄약고 폭발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에서 러시아군 군사 시설이 잇따라 공격 받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9일 사키 공군 기지 폭발로 군용기 9대가 파괴됐고 16일엔 잔코이 지역 탄약고와 그바르데이스크예 공군 기지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어 18일 크름대교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나 러시아군의 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작동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보였으나, 당국자들은 개별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음을 시사해왔다. 

CNN은 소식통과 우크라이나 정보 보고서를 인용, "폭발 배후는 우크라이나"라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