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스노다르(러시아)=AP/뉴시스]러시아 본토 크라스노다르 주(州)와 점령 후 합병을 마친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크름대교
[크라스노다르(러시아)=AP/뉴시스]러시아 본토 크라스노다르 주(州)와 점령 후 합병을 마친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크름대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76일째인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인 크름대교(케르치 대교)가 폭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러시아 측이 주장했다.

올레그 크류치코프 크름반도 행정 고문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서 "러시아 군의 예비 정보에 따르면 크름대교에 배치된 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작동했다"고 밝혔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브라브다가 보도했다.

그는 "케르치 대교와 인근 마을, 다른 지역에서까지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케르치 대교가 위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름대교는 흑해와 아조우해를 연결하는 케르치 해협에 놓여진 19㎞ 구간의 다리다. 러시아 본토인 크라스노다르주(州)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름반도 강제 병합 당시 본토와의 연결을 위한 전략적 목적으로 크름대교를 건설했다. 러시아 군이 동부 돈바스-남부 헤르손-크름반도 사이의 육로 회랑을 가능케 한 것도 전부 크름대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다리를 통해 현재 각 전선으로 보급품이 전달된다.

크름대교가 파괴되면 러시아 본토에서 육로를 통해 크름반도로 유입되는 후방 보급로는 모두 차단되게 된다. 

우크라이나 군은 크름반도와 헤르손을 잇는 안토노우스키 다리, 안토노우스키 철교, 노바 카호우카댐 교량 등 3개 교량을 모두 파괴시켰다.

◆ 러시아군, 하르키우에 미사일 집중 발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 제2도시 하르키우 지역에 미사일을 집중 발사해 최소 15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미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의 아파트 단지와 기숙사 등에 미사일을 발사해 민간인 15명이 숨지고 17명 이상이 다쳤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러시아 군의 순항미사일이 하르키우 지역의 민간 기숙사를 공격했다"며 "고령의 노인과 청각 장애인이 거주하던 곳으로 11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0명의 민간인과 17명이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시네구보우 주지사는 "거주자 중 일부는 청각 장애인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공습 경보를 듣지 못했을 수 있다. 생존자를 확인하는 구조대원들의 외침도 듣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간인에 대한 가장 비열하고 사악한 공격"이라며 "궁극적으로 민간인을 목표로 한 러시아 군의 행태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은 이와는 별개로 이날 하르키우에서 남서쪽으로 50㎞ 떨어진 크라스노그라드 마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 당했다. 10개 건물이 파손됐다.

러시아 군은 또 러시아 영토인 벨고로트 지역에서 하르키우 방향으로 로켓 8발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밝혔다. 이 가운데 2개의 로켓은 하르키우의 트램 창고를 덮쳐 2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

하루 동안 하르키우 지역 3곳에 집중된 러시아 군의 공격으로 최소 15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20여 명에 이른다.

러시아 군은 그동안 북부 하르키우를 겨냥해 꾸준히 포격을 이어왔지만 집중 공세를 퍼부은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푸틴의 성지'라 불리는 크름반도 내 공군기지와 탄약고 등 3곳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 후 하르키우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크름반도를 비롯해 헤르손 등 남부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북동부 전선에 공격을 집중하는 전술적 변화로 반격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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