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출입기록 조회 ‘유흥탐정’ 재등장
업소끼리 공유하는 고객 DB 통해 돈벌이
DB 기록 삭제해주겠다는 광고까지 나와

유흥탐정 홈페이지 캡처
유흥탐정 홈페이지 캡처

“남자친구·예비남편·썸남·남편의 성매매 업소 출입여부를 전 지역 상관없이 조회 해드립니다.”

최근 남성의 유흥업소 출입 내용을 확인해주는 ‘유흥탐정’이 다시 등장했다. 특정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의뢰비를 내면 휴대전화 명의자의 성매매 업소 출입 여부와 방문 날짜 등을 확인해주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유흥탐정에 의뢰하는 것이 성매매 산업의 돈을 불리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성매매업자들이 만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입해 활용하는 사람 대다수가 성매매 업소 운영자인 경우가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17일 기준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트렌드에서 최근 3개월간 ‘유흥탐정’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 7월 중순부터 검색량이 급격히 치솟았다. 2018년부터 논란된 유흥 탐정은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의뢰하면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이용하는 DB에서 출입 기록을 조회해주는 방식이다. 

유흥탐정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판매하는 것으로 명백한 불법이다. 실제로 2018년 ‘유흥탐정’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한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유흥탐정을 처음 개설한 A씨는 성매매업소를 찾는 손님과 단속 경찰관 등의 연락처 1800만개가 있는 스마트폰 앱  ‘골든벨’을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8년 8~10월 총 489명의 의뢰인에게 성매매업소 출입 기록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유흥탐정은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홍보가 이뤄진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유흥탐정은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홍보가 이뤄진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유흥탐정은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홍보가 이뤄진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유흥탐정은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홍보가 이뤄진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유흥탐정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보안성이 높은 SNS를 통해 재등장했다. 현재는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홍보가 이뤄진다. 남성을 상대로 DB 기록을 삭제해주겠다고 광고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온라인에는 유흥탐정과 관련된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6월 30일 A씨는 네이버 지식iN에 “저는 정말 억울하다. 가슴에 손을 얹고 성매매 업소 출입을 하지 않았는데 유흥탐정이 (밝힌 정보에 따르면) 업소 출입을 1회했다고 기록이 남아 있다”며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예전에 갔던 24시간 마사지하는 곳인데 거기서 아가씨를 불러준다고 했지만 단언컨대 거절했다”고 썼다.

유흥탐정은 결국 성매매 산업을 배불리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성매매 업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남성의 성 구매 비율이 높기 때문에 여자친구나 아내 입장에선 호기심이 생긴 것 같다”며 “유흥탐정이 생긴 것은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의 변화다. 예전엔 성구매를 하는 것에 있어서 허용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3년마다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장 최근인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를 보면 남성의 42.1%가 성매매(구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시장 규모는 더 대단하다. 불법 거래 시장을 분석하는 미국 하복스코프(Havocscope)는 2015년 ‘매춘, 세계 성매매 시장 가격 및 통계’를 통해 한국의 전체 성매매 산업 규모를 약 120억 달러(약 14조 4000억원)로 추산했다. 24개국 중 6위다.

1인당 성매매 지출 규모를 보면, 한국은 약 240달러(29만원)로 스페인(약 65만원), 스위스(약 51만원)에 이어 3위였다. 스페인은 성매매에 대한 정부 규제가 없고, 2위 스위스는 정부가 성매매 산업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매매가 불법인 나라 중에서는 한국이 1인당 성매매 지출 규모 1위인 셈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6년 기준 한국의 성매매 시장 규모를 하복스코프 추산치의 3배 수준인 30조~37조 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대표는 문제적인 것은 성매매 업소 단속에선 소극적인 경찰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은 불법촬영물 범죄에서 일어난 여성의 개인 정보 유출이나 성매매 업소의 단속엔 소극적이면서 유흥탐정은 언론에 보도되고 3~4일 만에 수사를 시작해 체포했다”며 “피해자가 남성인 경우엔 누가 신고하지 않아도 경찰이 직접 움직이는 이 간극이 씁쓸하다. 이렇게 수사 의지가 있다면 근본적인 성매매 근절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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