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강, 의사와 환자가 손잡고 가꾼다
지역건강, 의사와 환자가 손잡고 가꾼다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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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경기 안성에서 출발, 전국 7개 지역으로 확대

걷기운동, 데이케어센터 설립, 시민단체와의 연대 등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우리네 의원'. 외관은 여느 병원과 다르지 않지만 분위기나 운영방식은 아주 독특하다. 이 병원은 일반인이 출자해 설립, 운영되고 있어 병원장이 아닌 환자가 주인인 셈이다. 10만원을 출자하면 이 병원의 평생 가족이 되는 것.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이 병원의 조합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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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서울의료생협의 송년회 풍경. 의사와 환자가 함께 지역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의료생협운동의 가장 큰 의의다.



내과, 소아과, 피부과, 부인과 등의 일반진료와 물리치료, 침, 뜸 등 한방진료도 받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 의사와 간호사가 고압적이거나 일방적이지 않다. 몸이 아파 진료를 받으러 왔을 때는 왜 아픈지, 처방받는 약의 종류는 어떤 것인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예방법은 무엇인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평소에도 건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전화하거나 방문하면 상세히 알려준다.



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의료문제와 함께 지역사회의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만든 자주적인 단체 의료생활협동조합. 이른바 의료생협운동이 경기 안성에서 시작된 지 벌써 10주년을 맞았다.



1994년 안성진료회, 기독청년의료인회 등의 의료인과 안성군 농민회가 중심이 되어 1억 3천여만 원을 출자해 안성의료생활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안성농민의원을 개원한 것이다. 의원은 농민들인 지역주민들이 병원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조합원의 의견에 따라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어서 96년 인천, 2000년 안산, 2002년 원주, 대전, 서울, 2003년 전주에 의료생협 의원이 설립되었으며, 청주, 오산 등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서 현재 의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의료생협운동은 각기 설립 배경과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주체적 의식을 갖고 치료보다는 예방에 중점을 두는 건강운동이라는 점은 같다. 서울의료생활협동조합의 서상원 기획실장은 “조합의 목적은 질병의 치료보다는 조합원의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에 있다”고 말하고 “건강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조합원 스스로가 소모임을 만들고 지역주민 서로를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다. 서 실장은 “이러한 취지에 동참하는 의료인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기존의 의료체계에서 의료인은 기득권층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지위 등의 체계적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재정적 측면에서도 의료인이 협동조합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유도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병원의 계속되는 적자도 문제다. 1회 출자만으로 조합에 가입하게 되는데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병원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조합원이 아닌 경우에도 병원은 똑같이 이용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병원이 많은 서울의 경우 이용자가 집중되기 어렵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관심과 함께 요구사항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무한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활발하게 일어나는 건강관리 운동이 바로 걷기운동. 인천, 서울, 대전 등 각 조합에서는 이 걷기운동을 장려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 아토피, 치매, 장애 등 만성질병에 대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인천과 서울 의료생협부터 데이케어 센터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대전의료생협은 대안초등학교인 대전푸른숲학교, 시민참여 연구센터인 사이언스 샵, 대전실업극복 시민연대와 함께 '대안사회주민연대'를 발족하여 소규모 자활공동체와의 네트워크도 구축해 나간다.



의사들에겐

'히포크라테스 선서'

환자들에겐

'권리장전'


알권리, 배울권리, 자기결정권 등





의료생활협동조합은 조합원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위해 자신을 규율하도록 하는 '환자의 권리장전'을 제정했다. 이는 의료에서 민주주의와 주민참가를 보장해 주는 의료인권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알권리:병명, 병상(검사결과 포함), 병의 진전·예측, 진료계획, 치료와 수술(선택의 자

유, 그 내용), 약의 이름과 작용, 부작용, 필요한 비용 등에 대해 납득될 때까지 설명을 받을 권리



▲자기 결정권:납득될 때까지 설명을 들은 뒤 의료 종사자가 제안하는 진료 경과 등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



▲개인신상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개인의 비밀이 지켜질 권리 및 사적인 일에 간섭받

지 않을 권리



▲배울 권리:병과 그 요양방법 및 보건, 예방 등에 대해 학습할 권리





▲진료받을 권리:언제든지 필요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사람으로서 알맞은 방법으로 받을

권리

의료 보장의 개선을 나라와 자치단체에 요구할 권리



▲ 참가와 협동:환자 스스로가 의료종사자와 함께 힘을 합쳐 이들 권리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권리



정주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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