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여친 - 내 곁의 여성친화도시 ⑪]
‘2단계 여성친화도시’ 경기 고양시
탄탄한 성평등 추진체계 갖춰
민선 8기 맞아 여성안심도시 조성 박차
피해자지원기관·전문가 참여 TF 구성
여성 안전 위한 민관협력 강화 등
“남성 비롯해 모든 사회 구성원에
긍정적 파급효과 미치는 게 여성친화도시”

2022년 우리나라 여성친화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여성신문은 1년간 국내 여성친화도시 사업 동향과 모범 사례, 개선 과제를 살펴본다. 여성가족부 선정 ‘2단계 여성친화도시’ 경기 고양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올해 특례시로 새 출발한 고양시의 여성친화 시정 키워드는 ‘여성안심도시’다. 이동환 시장은 피해자 지원기관과 젠더 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부서TF를 구성해 여성폭력 예방과 인식 개선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들이 여성 인권, 일자리, 범죄와 사회적 원인 분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인권이 과거보다 많이 신장했다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도배하는 여성 대상 범죄 사건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민선8기 고양특례시는 이름뿐이 아닌 ‘진짜’ 여성친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여성폭력 방지를 위한 지역 기반을 구축하고, 범죄 피해자에 대한 촘촘한 보호와 자립 지원을 강화해 모두가 함께 살기 좋은 안전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동환 민선 8기 고양시장. ⓒ고양특례시 제공
이동환 민선 8기 고양시장. ⓒ고양특례시 제공
고양특례시의 여성친화도시 비전과 목표. ⓒ고양특례시
고양특례시의 여성친화도시 비전과 목표. ⓒ고양특례시

인구 109만 고양특례시는 2014년 처음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고 2019년 재지정됐다. 한적한 농촌은 20여 년간 꾸준한 도시개발에 힘입어 전국 10대 도시가 됐다. 기초 지자체 중 인구가 두 번째로 많고, 여성(7월 기준)이 약 55만명으로 남성보다 많다. 65세 이상 비율이 10.3%로 높은 편이라 고령화 대응도 숙제다.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최근 재건축·재개발 붐이 일고 있다. 이동환 시장은 ‘베드타운에서 경제자족도시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친화도시’는 왜 중요할까. 이동환 시장은 “여성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회 구성원 중 ‘나와 상관없는 사람’은 없다. 사회는 유기적이고, 상호작용하며 호흡한다. 사회의 일부가 곪는다면 그 문제는 돌고 돌아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대로 누군가의 어머니, 여동생, 혹은 딸인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된다면, 그건 결국 이름이 여성친화도시일 뿐이지 사실은 남성을 비롯한 그 가족들,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치는 도시를 만드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탄탄한 성평등 추진체계를 갖춘 편이다. 성평등정책 시행계획 수립, 성평등정책 전담부서 설치 근거가 되는 성평등 조례를 비롯해 성별영향평가 조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 등을 시행하고 있다. 부서별 여성친화도시 추진실적 평가를 통해 전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도 유도해왔다. 올해는 평가항목에 ‘여성친화도시 공공시설 가이드라인 적용사업 건수’를 추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무원들의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해 언어 습관 바꾸기, 조직 내 성평등 액션플랜 등‘성평등 챌린지’ 사업도 추진했다.

2021년 6월 고양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과 경찰이 함께한 고양시 여성안심 민간화장실 야간 현장 모니터링. ⓒ고양특례시 제공
2021년 6월 고양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과 경찰이 함께한 고양시 여성안심 민간화장실 야간 현장 모니터링. ⓒ고양특례시 제공

여성 대상 범죄 예방 활동도 펼쳐왔다. 2021년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경찰, 공무원으로 구성된 민관합동반이 화정 로데오 거리, 라페스타, 주엽역, 탄현역 등 범죄 다발 지역 153개 화장실을 점검했다. 20개소에 안심 거울·스크린 설치, 특수형광물질 도포 등을 마쳤다.

민선 8기를 맞아 여성 안전을 위한 민관협력을 강화한다. 여성폭력 실태조사를 통해 시민중심 지역기반형 지원정책 마련,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 공중화장실 불법촬영카메라 상시 점검 및 탐지장비 대여, 폭력 피해자 보호·자립 지원 등으로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힘쓸 계획이다.

그간 공원, 도서관 등 공공기관 화장실에 비상용 생리대 무료 지급기도 설치했다. 여성회관, 여성커뮤니티센터, 행주산성 역사공원, 덕이도서관 등이다. 1인가구 택배수령 불편함 해소와 택배기사 사칭 범죄예방을 위해 2016년부터 안심무인택배함도 설치·운영하고 있다.

고양시가 2021년 11월 18일~30일 고양시 한양문고 주엽점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호호여성취업박람회 현장. ⓒ고양특례시 제공
고양시가 2021년 11월 18일~30일 고양시 한양문고 주엽점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호호여성취업박람회 현장. ⓒ고양특례시 제공

새일센터 등 여성 취·창업 지원
가족친화 돌봄환경 조성도 강조
전국 최초 ‘한시적 양육비 지원 조례’ 제정
지역 여성들로 구성된 시민참여단 활동도 활발
이동환 시장 “대한민국 성평등 정책 선도하는
여성친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

고양시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또 한 축은 여성 일자리 사업이다. 일산서구, 일산동구,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여성새로일하기센터(고양새일센터+고양MICE새일센터)는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취업 상담, 직업교육 훈련, 인턴십, 취업 후 관리까지 제공한다. 새일센터 종합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A등급’을 기록, 기관·종사자·기업 3개 부문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2019년~2021년엔 재직여성 경력개발 상담 온라인시스템을 자체 개발·구축했고, 빅데이터와 메타버스를 활용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2021년 1939명이 취·창업에 성공했다.

창업 희망 여성에게 독립 사무 공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컨설팅을 지원하는 고양여성창업지원센터, 여성창업플랫폼 ‘꿈마루’도 운영한다. 2022년 경기여성 창업경진대회에선 고양꿈마루 소속 참가자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8년부터 진행한 ‘호호 여성취업박람회’, ‘호호 페스티벌’은 코로나19 속 온라인으로 전환해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관내 사업체 대표, 젠더전문가 등이 모여 여성 일자리 협의체(TF)를 구성,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 고도화 및 대상 방안을 확대하고 여성 일자리 사업성과를 분석해 사업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가족친화 돌봄 환경에도 힘썼다. 고양시 출산율은 2020년 기준 0.788명으로 전국 0.837명. 경기도(0.878명)보다 낮다. 시는 임산부를 위해 산후조리비,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맘(Mom)편한 산후조리,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등을 제공하고, 출산지원금, 한시적 양육비, 탄생 축하 쌀케이크, 아동 수당, 아이돌봄서비스 등도 지원한다. 2021년 7월부터 출산지원금을 대폭 인상해 첫째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자녀 이상은 300만 원을 지원한다. 다자녀 가정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사업도 이어가고, 공동육아나눔터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2020년 전국 최초로 ‘한시적 양육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이겼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가정에 미성년 자녀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9개월간 양육비를 지원한다. 최근 ‘한부모가족 지원조례’가 개정돼 저소득 한부모 가정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고양시는 2020년 전국 최초로 ‘한시적 양육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이겼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고양특례시
고양시는 2020년 전국 최초로 ‘한시적 양육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이겼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고양특례시

지역 여성들로 구성된 시민참여단 활동도 활발하다. 2014년 출범해 현재 제4기 26명이 활동 중이다. 그간 주차장·재난대피시설, 여성안심귀갓길, 민간화장실 등 시설과 시정 홍보물, 어린이그림책, 2022 고양시 세계태권도 품새선수권 대회 등을 성인지 관점으로 모니터링했다. 올해는 고양시민 대상 성인지 교육, 성평등스토리텔링 활동, 시낭송 콘서트 및 전시회, 토론회 개최 등 자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환 시장은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선 모든 시민의 지지와 참여가 필요하고, 끊임없이 시민들을 설득하고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시의 역할”이라며 “고양특례시가 모든 시민이 함께 일하고, 함께 안전하고, 함께 돌보며 소통하는 도시, 대한민국의 성평등 정책을 선도하는 여성친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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