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꿈터 운영위원장 이경란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94년부터 마을공동체 운동의 길잡이 역할…대안학교 9월 개교에 총력

@B2-3.JPG

“정치경제적인 사회관계는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생활에서 더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 현장 안에서 사람들이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실현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참된 의미의 대안 아닐까요?”

마포 지역 마을공동체가 꾸려지기까지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이경란 우리마을꿈터 운영위원장(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94년 성산동 주민 10여 명이 모여 공동육아시설을 만들 때부터 마을 공동체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현재 마포두레생협의 교육이사로 성산동 어린이집, 성미산 수호에서부터 대안학교 설립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이씨는 세상이 바뀌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변화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믿는 낙천적 운동가며 현장연구자다.

“세계 인식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초점에는 마을 같은 작은 단위의 생활운동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체의 지향이야말로 현 시점에 가장 걸맞는 운동이고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아이들과 부모, 모든 세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신념으로 10년을 보내며 아쉬웠던 점은 정책적 뒷받침의 부족이다. 현 상황에서는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켜 나가는 운동 앞의 가장 큰 걸림돌이 오히려 정책이고 제도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성미산 수호운동'이다. 아이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부모참여형 교육시설에 대한 법과 제도적 지원체계가 구축된다면 마을공동체 꾸리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성미산 학교는 기존의 '대안학교'가 갖는 의미와 동시에 기존의 사교육과 차별화된 지역 자치적 학습네트워크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타지역의 대안학교와의 연계를 통해 마을간의 학습관계망을 만들 수도 있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죠.”

현재 이씨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이 가장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9월 개교를 앞둔 성미산 학교다. 도시 속 '마을'에 자리잡을 지역토착적 새로운 형태(초등 5학년, 중등 5학년, 중등 후기과정 2학년 등 총 12년 9학년제)의 대안학교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집부터 성미산학교까지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동네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마을 전체가 평생교육의 학습장이 된다.

“우리 공동체는 아직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불완전한 형태의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사람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 불완전한 모습으로 완전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한정림 객원기자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