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공동육아운동이 마을공동체 운동으로 확대되기까지

어린이집, 마포두레생협, 동네부엌, 우리마을꿈터, 자동차병원 등 풍성

지난 25일 열린 여성환경연대의 '여성주의와 생태주의는 어떻게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것인가?'라는 월례포럼은 성미산 사례를 중심으로 공동육아에서 출발한 마을공동체 모색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열린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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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마을은 공동육아를 위한 활동을 계기로 1994년 부모들이 참여하는 어린이집이 설립되었고 이후 방과후 어린이집이 설립되어 한층 확대되었다. 2001년에는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조합원 500여 명)이 설립되었고, '동네부엌' '우리마을 꿈터' '성미산 카센터'가 설립되었으며, 2004년 9월에는 대안학교가 개교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공동주택과 의료생협이 모색되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서울 덕수궁 앞에 모여 성미산 살리기 구호를 외치는 마포구 주민들. 여성과 어린이가 주축이 된 시위는 삶의 터전에 대한 지역공동체 의식을 드러낸다.

<사진·민원기 기자>

마포구의 유일한 자연숲이며, 한강과 연계된 도시생태망의 거점인 '성미산 지키기'활동은 지역 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종교단체, 학교, 학부모단체, 개혁적인 정당 등 광범한 지역주민과의 연대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는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 결정권에 참여할 필요성을 실감함에 따라 주민 후보가 직접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등 지역정치 참여로 나타났다. 현재 마포지역 전체의 지역활동가의 모임으로 성장해, 아현지역 저소득층 조사활동, 소각장 반대운동, 성미산 공원화를 위한 법제화와 모니터링 등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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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17일 성미산 지역 주부 7인이 공동출자한 유기농 반찬전문점 '동네부엌'은 공동체 생활양식의 단면을 시사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이처럼 성미산 지역공동체 운동 기반이 확대되면서 기본수준에서 이야기되던 공동육아나 생협에서 나아가 좀더 진전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논의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서 한 단계 성장하느냐, 정체 또는 분열하느냐가 과제다.

포럼에선 지속적인 성장을 있게 한 원동력에 대한 논의가 집중 대두되었다. '구성원의 특징이 있는가'라는 질의에 설립 초기에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많았으며, 전문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고,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다는 답이 많이 나왔다. 지역공동체 운동은 처음에는 조합원 개개인의 필요와 요구에서 시작되었지만,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성과를 모두 풍요롭게 누린다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었으므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성미산 사례를 여성주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초기에는 엄마들과 교사들의 노력이 물론 중요했지만, 더불어 아빠들이 동참해 여성과 남성이 함께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녹색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 정외영 대표는 '초기에는 작은 실천으로 시작됐지만 그것이 아이디어가 되고 현실화됨으로써 여성의 자립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천녹색가게'의 경우는 초기에는 자원 재활용을 시작으로 알뜰시장을 거쳐 현재는 녹색가게를 운영하며, 주부 가사동의 사회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재활용 연구반 및 교육분과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운동으로서 환경운동이나 생협문제 등은 여성의 지속적이고도 과중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데, 앞으로는 즐기는 문화, 여성 자신을 위한 방향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선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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