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 ⓒ뉴시스·여성신문
광주 서부경찰서 ⓒ뉴시스·여성신문

학교 교무실에 침입해 출제 교사 노트북에서 시험 답안을 빼낸 고등학생들이 1학기 중간·고사 답안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교무실 내 출제 교사 노트북 여러 대에 악성 코드를 심어 시험 답을 빼낸 혐의(업무방해·건조물침입 )를 받는 광주 대동고 2학년생 A·B군의 추가 범행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4월 중순부터 6월 말 사이 밤 시간대 광주 서구 대동고 본관 2·4층 교무실 등지에 수차례 침입, 과목별 출제 교사 노트북 여러 대에서 중간·기말고사 시험 답안 등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B군 등이 당초 알려진 기말고사 외에도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학교 측은 이달 11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4과목의 답안이 유출된 것 같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중간·기말고사를 통틀어 두 학생이 총 9과목(지구과학·한국사·수학1·수학2·독서·한문·생명과학·일본어·화학)의 답안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빼돌린 것으로 파악했다.

A·B군은 중간고사에선 7과목(수학1·수학2·독서·생명과학·한문·일본어·화학)의 답안을 전부 또는 일부 빼냈다.

두 달여 뒤 기말고사를 앞두고는 노트북에서 공통 5개 과목과 선택 4개 과목 답안을 빼내 공유했다. 선택 과목의 경우, A군이 생명과학·한문을, B군은 일본어·화학으로 각각 달랐다.

이들은 답안을 빼낸 과목에서 대체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답안을 확보 못한 영어 성적의 경우 두 학생의 점수가 크게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노트북 화면을 일정 시간마다 이미지 파일로 수시 저장하는 '악성 코드'가 담긴 USB저장장치를 교사의 노트북에 설치, 문항 정보표(정답·배점) 등을 빼돌렸다.

또 악성 코드 설치 이후 사나흘이 지난 뒤 교무실에 다시 침입, 과목별 출제 교사의 노트북에 화면 이미지 저장 파일 형태로 남아있던 문항 정보표, 시험지 등을 다시 휴대용 저장장치에 담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교사 업무용 노트북에 총 2차례에 걸친 접속 보안 비밀번호 입력 절차가 있었으나, 프로그램 코딩 등 IT기술을 다룰 줄 알았던 B군에 의해 무력화됐다고 설명했다.

B군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관리자 계정 신설' 등의 방법으로 노트북에 로그인했으며 1대당 접속 보안 무력화와 악성코드 설치까지 20분가량 걸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두 학생이 중간고사 출제 당시 본관 2·4층 교무실 2곳에 이어, 기말고사 직전엔 한국사 담당 교사가 자리를 옮긴 별관 교무실까지 수차례 무단 침입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학교 보안 경비원은 두 학생의 침입 사실을 몰랐고, 방범 설비는 작동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서야 뒤늦게 이를 알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