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단체장 정계진출 등 총선행보 평가

총선여성연대가 여성문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단체까지 포함하고 맑은정치여성네드워크(맑은넷)가 정치적 신념을 가리지 않고 여성후보군를 선정한데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또한 여성단체장의 정계 진출이 여성운동의 입지와 발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다시 부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지난 25일 마련한 '17대 총선과 여성운동 대응활동에 대한 평가'토론회에서 정현백 여성연합 상임대표는 “맑은넷 후보는 해당단체, 지역 등의 의견을 듣고 집단적인 검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며 “보수단체를 안고 가는 것은 단계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남윤인순 여성연합 공동대표는 “맑은넷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과도기적으로 한 운동”이라며 “지방선거에선 정치운동과 관련된 조직과 인력을 단체에서 분리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조순경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여성단체장 정계 진출은 여성운동을 정계 진출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심각한 문제는 외부에서 여성운동이나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더 이상 순수하게 보지 않을 것이란 점”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여성운동 단체의 현직대표가 정치권의 선택을 받아 정치에 진출하는 경우, 여성운동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성단체장의 정치 진출이 전부 옳다거나 잘못됐다고 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직 단체 대표가 정치권에 진출했을 때 여성운동의 비판 및 권력감시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운동의 순수성을 의심받아 여성계의 주장에 대해 정당성과 설득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여성연합의 한 활동가는 “여성단체장 진출 등 여성연합이 모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외부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내부에서도 진행됐던 논란으로 이를 계기로 정치세력화를 유도하면서 전환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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