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 캠퍼스에서 20대 여대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뒤 건물 3층 아래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남학생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여대생이 발견된 현장인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한 건물 앞 추모공간에서 인하대생이 추모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 캠퍼스에서 20대 여대생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뒤 건물 3층 아래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남학생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여대생이 발견된 현장인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한 건물 앞 추모공간에서 인하대생이 추모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가 ‘인하대 성폭행 사망사건’과 관련, 언론에 선정적·자극적 보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내 문화 점검 이행과 대학 내 만연한 ‘강간문화’를 중단하기 위한 공동체 변화를 촉구했다.

민우회는 20일 '인하대 성폭력 사건에 부쳐'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민우회는 성폭력보도 가이드라인 중 일부인 ‘성폭력 사건을 선정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다루지 않는다’ ‘피해 내용을 자세히 묘사해 선정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를 인인해 ‘인하대 성폭행 사건’에서 보도 준칙을 지키는 기사를 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성별은 드러내고 가해자 성별은 드러내지 않는 보도, 피해자가 ‘성폭력을 거부’했다는 어휘사용,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냐’며 가해자의 말을 유통시키는 행태까지 뉴스통신사들의 1차 보도를 시작으로 많은 언론들이 이러한 행태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보도 행태로 인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건을 선정적인 방식으로 재생산하고 있음을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인하대와 대학 내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도 지적했다. 2019년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대학 성폭력사건은 5년간 1,206건이 접수됐다. 민우회는 “위계적이고 차별적인 문화, 아무렇지 않게 여성을 대상화하는 문화, 성적‘농담’과 ‘가벼운’ 추행은 별일 아니라고 여기는 분위기, 불법촬영과 성폭력이 일상화되고, 누군가의 피해를 조롱하고, 외면해온 현실을 대학 공동체는 직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해자의 제대로 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가해자 처벌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이는 인하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연한 '강간문화'를 중단하기 위해 일상에서부터 정의에 대한 평균감각을 변화시키기 위해 공동체 구성원의 노력이 동반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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