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의 젠더와 정책] 젠더평등 위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
[박선영의 젠더와 정책] 젠더평등 위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
  • 박선영 한국젠더법학회장·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2.07.22 07:33
  • 수정 2022-07-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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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경제활동촉진법 시행에 거는 기대

여성경제활동촉진법 6월 시행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에서
여성경제활동 촉진으로 전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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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제정된 ‘경력단절여성등의 경제활동촉진법’(이하 경력단절여성법)이 지난 2021년 12월 7일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예방법’(이하 여성경제활동법)으로 전부 개정돼 2022년 6월 8일부터 시행됐다.

전부 개정으로 인해 법 제명뿐 아니라 법의 적용대상, 시책 등에 변화가 이루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출산․육아 등 돌봄을 이유로 한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과 함께 경력단절 예방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 촉진 정책의 법적 기반이 되었던 경력단절여성법은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법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해 여성의 출산이라는 생애사적 특성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이후 노동시장으로의 복귀에서 겪는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었다. 이 법 제정으로 인해 여성의 출산․육아 등에 의한 경력단절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구조적 문제가 됐고, 이에 대한 종합적 대책 마련과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은 국가의 책무가 됐다. 또한 이 법률을 소관하는 여성가족부에는 ‘경력단절여성지원과’가 만들어지는 등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추진체계가 구축됐다.

이처럼 경력단절여성법을 통해 여성노동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경력단절여성을 정책 대상으로 포섭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이다. 여성노동시장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법이 갖는 이런 유의미성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여성의 노동생애를 취업 후 결혼·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노동시장 이탈, 그리고 재취업으로 정형화시켰고, 이로 인해 여성의 경력단절을 결혼과 출산이라는 생애사건에만 관련된 것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따라서 성차별적인 노동시장의 구조가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계속해서 재생산시키고 있는 현실에서, 이의 해결을 위한 여성고용정책으로까지 확장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적지 않았다.

한편, 이 법이 제정된 2008년과 비교할 때 우리 사회는 가족 구성 및 가구 형태도 변화되어 여성 1인 가구와 여성가구주가 증가했다. 청년노동시장도 혼인기피, 만혼, 저출산이라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여성의 저임금과 성별임금격차 등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구조도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었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세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혼인·임신·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한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중심의 여성노동정책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또한 2030 여성들의 취업지원과 경제활동 중인 여성을 주요 정책 대상에 포섭하여 경제활동의 중단을 방지하는 ‘예방’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경력단절여성법이 여성경제활동법으로 전부 개정된 이유다.

여성경제활동법으로의 전부 개정이 갖는 의의는 무엇보다 법 적용대상을 경력단절여성 중심에서 경력단절여성을 포함 경제활동 중인 여성으로까지 확대하고, 경력단절의 원인을 출산·육아 등 가족구성원의 돌봄뿐 아니라 성차별적 근로조건을 경력단절 원인으로 포함한 것이다. 이로 인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경력단절 후 취업촉진을 여성의 고용촉진과 고용안정이라는 구, 즉 노동시장에서의 젠더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와 관련해 여성경제활동법에서 주목되는 것은 여성가족부장관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여성의 임금, 직종, 고용형태, 경력단절여성등의 현황 등이 포함된 ‘여성경제활동백서’를 매년 발간해 공표하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젠더불평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성별임금격차’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성별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은 성별직종분리, 성별 근속연수의 차이, 연령 등 하나의 원인이 아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성별임금격차 현황을 매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기반해 관련 정책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사업주의 책무를 명문화한 점도 의미있다. 이 법은 사업주에게 근로환경 개선 및 고용안정에 노력해야 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시책에 적극 협조하도록 했다.

또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 및 경력단절 예방 시책을 확대하고(일자리 창출 지원, 구인․구직 정보의 수집, 생애주기별 여성 경력설계 및 개발 상담, 일경험지원 등) 경력단절예방 사업의 주체를 여성인력개발기관 등에서 여성가족부장관과 고용노동부장관으로 변경한 점도 진일보한 접근이다. 사업의 내용도 여성의 경력유지 및 개발을 위한 지원 사업,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사회적․문화적 인식 개선 사업, 성차별 없는 직장 환경 조성 사업 등으로 구체화했다.

경력단절여성법이 여성경제활동법으로 전부 개정돼 성별임금격차 축소 등 노동시장의 젠더불평등문제를 포괄하는 법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 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추진체계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동안 여성가족부 여성노동정책은 소관 법률의 한계로 인해 여성 일반에 대한 여성노동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어려웠다. 여성의 생애주기별 접근에도 한계가 있었다. 여성경제활동법 시행으로 인해 여성가족부의 여성노동정책은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뿐 아니라 2030여성의 경제활동지원과 재직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방지를 위한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여성경제활동법이 여성노동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법 을 통해 여성가족부가 연령별, 혼인상태별, 고용형태별, 기업규모별 등 각기 다른 조건과 상황에 처한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돌봄 등 생활 전반을 고려한 노동시장에서의 젠더불평등과 성별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일 중심으로 생애를 설계하고 있는 2030 여성을 포함 모든 연령대 여성들의 삶과 노동에 구체적인 정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에서의 젠더평등을 위한 정책들이 개발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여성노동정책 추진체계가 강화되기를 희망한다. 

박선영(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젠더법학회장)
박선영 한국젠더법학회장·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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