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도크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1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도크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대우조선해양에 선박 블럭과 기자재 등을 공급하는 하청업체 노조원 120여명이 파업을 시작한지 45일째를 맞았다.

대우조선해양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상여금 300% 인상 등을 요구하며 현재까지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협력업체 협의회와 노조는 이달 초 3차례 협상했지만 견해차가 커 지난 5일을 끝으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임금 30%인상을 두고 "저임금을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최근 5년간 하청노동자의 실질 임금이 30%가량 하락했으며, 최저임금 수준이라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사내 협력업체는 100여곳으로 모두 1만명이 근무한다. 이중 사태 파업에 동참한 하청지회 조합원은 120명 정도다. 

노조는 "협력업체가 대우조선으로부터 기성금을 받아 운영되기 때문에 대우조선이 결단해야 임금 인상, 노조 활동 인정 등이 가능하다"며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협력업체 노사문제인 만큼 나서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8일부터는 하청지회 소속 노조원 7명이 옥포조선소 1도크에 있는 원유 운반선과 도크를 점거하고 나섰다. 건조 중인 선박을 점거하는 행위는 노동조합법 시행령상 불법이다.

도크는 선박을 건조하고, 물에 띄우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곳이 멈추면 도장·배관·용접 등 다른 생산 라인의 작업도 늦춰지고 건조 마감 시한이 곧 실적으로 연결되는 조선업에는 심각한 타격을 준다. 

현재 노조가 점거하고 있는 옥포조선소 1도크는 선박 4척 동시 건조가 가능한 축구장 9개 크기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곳에는 총 4척의 선박이 건조되고 있는데 지난달 진수 예정이된 유조선 진수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전날 하청노조의 도크 점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촉구하자 전날 노조는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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