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인사이드] 지워진 여성들의 이름을 기억하라, 뮤지컬 ‘메리 애닝’
[뮤지컬 인사이드] 지워진 여성들의 이름을 기억하라, 뮤지컬 ‘메리 애닝’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7.16 01:46
  • 수정 2022-07-19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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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연구 한 획 그은
영국 여성 과학자 재조명
제16회 DIMF 창작지원작
창작뮤지컬상·여우주연상 수상
지난 9~10일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의 한 장면. ⓒDIMF 사무국 제공
지난 9~10일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의 한 장면. ⓒDIMF 사무국 제공
지난 9~10일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의 한 장면. ⓒDIMF 사무국 제공
지난 9~10일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의 한 장면. ⓒDIMF 사무국 제공

여름마다 대구광역시엔 뮤지컬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아시아 최초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이자 올해 16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때문이다.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은 올해 DIMF에서 여성 관객들의 압도적인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고생물학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여성 지질학자의 일과 삶을 다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공연예술창작산실 ‘2021년 연극·창작뮤지컬 대본공모-창작뮤지컬 분야’에 선정돼 일찌감치 주목받은 작품이다. DIMF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돼 창작뮤지컬상과 여우주연상(최서연 배우)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역사에서 지워졌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여성들을 문화예술의 영역에서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9세기 영국 과학자 메리 애닝이 지금 대한민국에 소환된 배경이다. 과학의 빛보다 종교의 그림자가 더 길게 드리운 시대, 여성은 누군가의 부인이나 딸로만 호명되던 시대상을 충실히 재현한다. 잊혀질 뻔한 여성들의 삶과 업적이 과학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름다운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로 설득력 있고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지난 9~10일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의 한 장면. ⓒDIMF 사무국 제공
지난 9~10일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메리 애닝’의 한 장면. ⓒDIMF 사무국 제공

애닝(최서연)은 1799년 영국 남부 도싯 해안의 라임 레지스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해안가 암벽을 탐험했고, 해양 파충류인 이크티오사우루스(Ichthyosaurus),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us) 등 귀한 화석을 연달아 발굴했다. 공룡 시대의 존재, 생물종의 진화, 대멸종 같은 중요한 과학 연구의 단초를 제공했다.

화석 연구로 지역에서 유명해진 애닝은 귀족 부인 샬롯 머지슨(최유하) 등 외부 학자들과도 교류하며 자신의 연구 성과를 알리려 노력한다. 자기 이름을 내건 화석 상점을 운영하고, 영국지질학회에도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려 시도한다. 

그러나 영국지질학회의 리더 제임스 우드(정운)를 비롯한 귀족 남성들은 애닝이 하층 계급 여성이라며 무시한다. 애닝이 제시한 진화와 멸종 관련 이론에 대해서도 ‘이단’, ‘위험한 생각’이라고 몰아붙인다. 애닝이 발견한 화석들은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될 정도로 학술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그의 이름은 지워지고 엉뚱한 남성들이 공을 가로챘다. 애닝의 삶과 업적은 후대에야 빛을 보게 된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 과학자의 열정과 좌절, 불굴의 탐구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극이다. 작업복 같은 실용적인 드레스에 망치와 바구니를 들고 화석을 캐러 다녔다던 애닝의 모습을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애닝과 샬롯 두 여성의 계급을 초월한 우정과 연대도 중요한 서사다. 극의 시작과 끝에서 반복되는 “잊혀진 삶은 없어/잊혀지는 죽음도 없지/알아보지 못한 삶이 있을 뿐”이라는 노랫말은 울림이 크다. 이가은 작가, 정예영 작곡, 성재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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