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스리랑카 콜롬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관저에 시위대가 모여 있다. 스리랑카는 경제난에 분노한 시위대가 대통령 관저를 점령한 가운데 야당 지도자들이 사임 의사를 밝힌 대통령의 후임을 정하지 못해 이틀째 정치적 공백에 빠져 있다.
[콜롬보=AP/뉴시스] 11일(현지시각) 스리랑카 콜롬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관저에 시위대가 모여 있다. 스리랑카는 경제난에 분노한 시위대가 대통령 관저를 점령한 가운데 야당 지도자들이 사임 의사를 밝힌 대통령의 후임을 정하지 못해 이틀째 정치적 공백에 빠져 있다.

국가부도 사태로 사임 압력을 받아온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13일 몰디브로 도피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날 아침 부인과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스리랑카 공군기에 올라 몰디브의 수도 말레로 떠났다고 BBC가 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라사팍사 대통령 일행은 현지시각으로 3시 말레에 도착했다.

이로써 20년 남짓 스리랑카 정치 권력을 장악해온 라자팍사 가문의 전횡은 막을 내리게 됐다.

라자팍사 대통령의 몰디브행은 정부의 실정에 화가 난 시위대가 대통령과 총리 공관에 난입해 점거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지난 9일 시위대가 공관으로 몰려오기 전 콜롬보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 인근 공군기지로 피신해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이날 밤 라자팍사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라닐 위크레메싱헤 총리도 새 정부가 구성되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성난 대중들은 이들의 사의 소식에도 점거를 풀지 않고 즉각 퇴진을 주장해왔다. 스리랑카 국회의원들은 다음주 새 대통령을 뽑기로 했으나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새 대통령은 2024년 말 끝나는 라자팍사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스리랑카는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과도한 외채를 끌어 쓰다 코로나19 등의 사태로 경제 위기가 촉발되면서 국가부도 사태에 빠졌다. 

극심한 생필품 부족을 겪게 된 국민들이 정부의 실정에 항의하며 반정부 시위에 나서며 사회는 몇 달째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나, 지원을 받기 위해선 먼저 다음달까지 외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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