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리더십 과정 8기 강의 요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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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다 거대한 플랫폼의 시대가 되었다. 특히 빅데이터와 AI를 탑재한 거대한 플랫폼이 세상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른바 GAFI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애플),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플랫폼은 접속 숫자와 영향력에서 가히 국가의 규모를 초월한다. GAFIA의 시총이 엑손모빌, GE, 페트로차이나 등 석유, 화학, 철강보다 훨씬 높다. 이 플랫폼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빨아당기고 있다. 우버/카카오 택시는 자동차를 한 대도 소유하지 않지만, 운송업의 강자가 되었고, 배달의 민족은 단 하나의 식당도 없이 고객의 데이터를 쥐고 온 식당 체인을 지배하고 있다. 플랫폼은 ‘초지능, 초융합, 초연결’에 이어 ‘초개인화’를 가능케 했다. 스마트 거울을 이용하여 몸 사이즈를 측정하여 맞춤형 패션을 집을 배달할 수 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세기의 이벤트가 된 ‘알파고-이세돌’의 대국(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을 벌이면서 AI 시대의 도래를 만방에 선포하였다. 아마존은 이런 상황을 두고 AI 황금시대라고 불렀고, 세계표준화기구는 인공지능 시대로 명명했고, PWC는 “AI Everywhere”라고 분석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의 정확도는 매우 높아져 오차율은 불과 3%대로 줄어들었다. 인간보다 높아진 정확도를 기반으로 AI는 성능개선, 자동화, 시간절약, 비용절감, 고객 맞춤형 추천, 생산성 향상, 의사결정 지원, 매출 증대 등에 기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인간이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호모데우스(Homo Deus)가 되리라고 전망하였지만, 실은 인간도 인공지능도 부족함으로 가득차 있다. 인간이 잘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못하고,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은 인간이 못한다. 그래서 협업이 필요하다. AI 기반의 자동화 및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까봐 걱정하기 보다는 인간과 AI의 협업으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협업지능(CQ : Collective Intelligence Quotient)을 높여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력(知力)을 보완하는 구도로 업무의 틀을 짤 필요가 있다. 인간의 장점과 고유성은 크게 보아 감정이입, 리더십, 창의력, 판단력 등과 같은 요소이고, AI의 장점과 고유성은 실행, 반복, 분류, 예측 등이다. 협업을 위해서 인간은 적합한 모델링과 알고리즘 고안 등을 통해 AI를 훈련시키고, 베일에 쌓인 AI의 처리과정을 설명하고, 시스템이 책임감 있게 잘 작동하도록 하여 지속성을 높인다. 반대로 AI는 인간의 의사결정과 지력의 한계를 보완하여 분석능력을 높여 의사결정을 돕고, 기업이 내외부 고객과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공동의 창조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AI 기반의 기계의 위험성을 모니터링하고, 일의 정밀성을 높일 수 있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에 따르면, 인간은 직관에 의존하는 ‘빠른 생각’을 인지적 깊이를 더하는 ‘느린 생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인간과 AI의 만남은 바로 빠른 직관적 사고와 느리지만 정교한 인식의 만남이기도 하다. 사유하는 존재 ‘만물의 영장’, 우리 인간은 AI 협업의 시대, 협업지능(CQ)을 통해 새로운 창조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여현덕 KAIST 뉴욕캠퍼스 자문역/공동위원장/기술경영대학원 교수
여현덕 KAIST 뉴욕캠퍼스 자문역/공동위원장/기술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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