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 해변·술집·교회 등 찾아 다니며 징집 통보

우크라이나 제 2의 도시 하르키우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로켓공격으로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제 2의 도시 하르키우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로켓공격으로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38일째인 1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 대한 공습이 계속됐다.

가디언, CNN 등에 따르면 세르히 볼비노프 경찰청 하르키우주 수사국 국장은 이날 러시아의 로켓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대학 입학 증명서를 받기 위해 가고 있던 아버지와 17세 아들이 포함됐다고 했다.

또 4세 어린이 등을 포함해 31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쇼핑센터 뿐만 아니라 주택 등도 피해를 입었다.

하르키우 주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지역이다. 러시아 군은 이미 점령한 하르키우 접경 지역에 자치정부 수립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미사일 로켓 공격을 받은 동부 도네츠크 내 챠시우야르의 사망자는 30명으로 늘었다.

당국은 주택 건물의 잔해 속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9명이 구조됐다.

러시아는 동부 도네츠크주 공략을 위한 공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루한스크 일부 지역은 여전히 버티고 있으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새로온 신병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루한스크 당국의 활동은 난민을 돕는 것이라면서, 루한스크 대부분을 점령한 친러 세력은 정상적인 생활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우크라이나 군, 해변·술집·교회 등 찾아 다니며 징집 통보

전쟁 장기화로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군이 곳곳을 돌며 징집 대상을 찾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우크라이나군이 술집과 해변, 쇼핑몰, 심지어 교회에서까지 징집통지서를 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사는 세르히(42)는 국방부가 해변에서, 술집에서, 쇼핑몰에서, 심지어 교회에서까지 징집통지서를 날리는 통에 매일 가슴 졸이며 보내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세르히는 “전장에서 죽거나 다치기보단 가족을 돌보고 싶다”고 밝혔다.

세르히는“20년 전 군 복무 경험이 있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처럼 아무런 참전 의지도 없고 제대로 훈련받지도 않은 사람을 전쟁터에 보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군은 성인 남성의 이동을 제한하는 ‘남성 이동 허가제’ 계획을 발표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총참모총장은 보다 쉬운 징집 대상자 위치 파악을 위해 성인 남성이 주소 등록지를 떠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개전 초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며 건강 문제가 있는 남성 또는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남성 일부를 뺀 나머지 18~60세 사이 성인 남성의 출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장소 불문, 징병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달 수도 키이우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통행금지를 어겼다가 붙잡힌 남성 무리에게 징집을 통보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219명을 징집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해변에선 수영객 틈바구니에서 징집 대상자를 물색하는 군경 모습이 포착됐다. 

군경이 징집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는 18세 소년을 쫓아갔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목격자는 “멧돼지 사냥 같다”고 불평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는 예배당에까지 군경이 들이 닥쳤다. 군경은 교회 입구에 서서 예배당을 찾은 성인 남성에게 징집통지서를 전하자 성직자들 항의가 잇따랐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