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이상 고위직 3명뿐…“채용할당제 도입을”
헌재 탄핵 기각 이후 집권 2기를 맞이한 참여정부가 최근 소폭의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으나 여성인사 발탁이 전혀 없어 '청와대 여성인력 구축'이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성계는 최고 통치권자의 보좌에 양성평등 시각을 담은 성인지적 정책이 적극 반영되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여성인재를 적극 등용, 앞으로 고위직 여성인력풀을 형성하는 기반이 돼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는 정책실을 정책기획과 사회정책 수석 등 2수석 체제로 전환, 시민사회수석을 신설하고, 정무수석과 참여혁신수석실 폐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존 정무, 민정, 참여혁신수석실에서 개별적으로 수행해 온 사회갈등 기능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신설된 시민사회수석에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임명 내정했다. 또 정책실 산하 정책기획수석비서관에 김영주 현 정책기획비서관을, 사회정책수석비서관에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에 청와대 비서실은 기존 '2실장, 6수석, 5보좌관, 40비서관'체제에서'2실장, 6수석, 5보좌관, 48비서관'체제로 전환, 임명된 16명의 비서관 중 신규 임용은 7명, 승진은 5명, 보직 조정은 4명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에 박주현 국민참여수석(차관급)과 송경희 대변인(1급), 김경륜 제2부속실장(2급)을 발탁하면서 여성 인사 중용 기류가 형성됐다. 또 황덕남 변호사가 법무비서관(2급에서 1급)에 선임, 김현미 민주당 부대변인이 국내언론1비서관(2급)으로, 최은순 변호사가 국민제안비서관(2급)에 발탁돼 차관급 1명 등 6명이 청와대 주요 포스트에 포진됐다. 후에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차관급)에 박기영 순천향대 교수가,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2급)에 정영애 충북여성정책관이 발탁됐다.
이후 김현미 비서관이 첫 여성 정무비서관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정무2비서관에서 활동하다 17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사퇴했고 중도하차했던 송경희 전 대변인이 국내언론담당 비서관으로 일하다 사퇴했다. 또한 박주현 수석, 황덕남 비서관도 청와대를 떠났다. 이번 청와대 인사 직전 김경륜 제2부속실장도 사의를 표명, 제2부속실장직이 공석으로 남게 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20일 현재 청와대 주요 여성인력은 박기영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차관급), 정영애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2급), 최은순 정책실 민원제안 비서관(2급) 등 3명이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청와대 구성 초기에 여성 수석 비서관이 탄생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그나마 '고정된 여성할당'이었던 여성정책비서관이 흡수되고 1급 수석 여성 인력이 아예 없어져 아쉽다”면서 “여성인력이 없을 리가 없는데 청와대가 여성비서관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정부 청와대 여성정책 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안희옥 의원은 “국회가 비례대표 여성할당 50%, 정부 부처가 고위직 공무원 30% 채용 목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청와대가 앞장서서 비서관직 등 요직에 여성할당을 해야 한다”면서 “여성정책비서관직이 없어진 것은 안타깝지만 각 분야별로 실력을 갖춘 전문직 여성들이 늘어난 만큼 청와대에서 이를 배려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안 의원은 “참여정부가 국민의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박선숙 대통령 공보수석(차관급)을 환경부 차관으로 영입, 각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은 바람직한 인사”라며 “이처럼 청와대에 여성인재를 기용, 차기 고위직 여성 각료 인력풀을 형성하는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번 청와대 인사에 여성 발탁에 대해 많이 고려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소폭개편이어서 여성을 특별히 배려한 인사를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성의 숫자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참여정부의 '고위직 여성 진출 확대'원칙은 변함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민의 정부 청와대에선 2급 이상 고위 여성인력군으로 박선숙 대통령 공보수석, 신필균 민정2비서관(1급), 김영희·성인숙 제2부속실장(1급), 박금옥 총무비서관(1급), 안희옥·이상덕 여성정책비서관(1급), 조은희 문화관광비서관(2급) 등 8명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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