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루한스크 점령 후에도 공세 계속 지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슬로비얀스크의 한 마을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슬로비얀스크의 한 마을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를 점령한데 이어 루한스크와 함께 돈바스를 구성하는 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네츠크 지역 군사행정 책임자 파블로 키릴렌코는 이날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이내에 이 지역에서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며 몇 주 이내에 러시아군의 도네츠크 지역 공격이 강화될 것이라고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밝혔다.

도네츠크는 루한스크와 함께 돈바스를 구성하는 지역으로 지하자원이 풍부한 산업지역이다.

러시아군은 최근 며칠 새 도네츠크의 인구 밀집지역을 폭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에 이어 리시찬스크까지 장악해 남서부 슬로비얀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바흐무트 등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의 우크라이나군에 장비와 병력을 보급하던 보급기지 도시들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슬로뱐스크에 대한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바딤 랴크 슬로뱐스크 시장은 러시아군이 침공한 이래 가장 심한 폭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야간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슬로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를 다연장 로켓으로 "또 잔인하게 폭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등이 지원한 사거리가 긴 로켓 발사대로 방어할 것이지만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방에 최대의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매일 수만발의 포탄을 전선 지역에 쏟아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리시찬스크를 탈환할 것이라며 "우리는 뛰어난 전술과 현대적 무기 공급 증가에 힘입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푸틴, 루한스크 점령 후에도 공세 계속 지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완전 점령에 이어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의 '특별군사작전'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마지막 우크라이나 측 지역인 리시찬스크를 점령,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손에 넣었다.

타스 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고 "동부군와 서부군 소속 군부대는 사전에 승인된 계획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루한스크 지역에서 했던 것처럼 계속해서 나아가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푸틴은 "루한스크 리시찬스크 점령 작전에 참여한 중부군과 남부군은 우선 휴식을 취하고 역량을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약 2주 동안의 작전에서 세베로도네츠크, 리시찬스크, 졸로토예 등 25개 주거지역들을 해방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전사자 2218명을 포함해 54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196대의 탱크와 장갑차, 166문의 대포와 박격포, 97대의 다연장로켓포 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에 위치한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서도 중학교가 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공세가 재개됐다. 학교에서는 부상자가 없었으나 하르키우 인근 마을에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행정당국은 전였다.

우크라이나군은 흑해 요충지 '즈미니섬'(뱀섬)에 다시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 대변인은 "군사 작전이 종료됐고 뱀섬은 우크라이나 관할권으로 돌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30일 뱀섬에서 병력을 철수했다.

뱀섬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출발한 곡물 운송 선박들이 흑해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나가는 길목에 있다. 

우크라이나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km 떨어져 있는 이 섬은 몰도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루마니아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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