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
‘구청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지원단’ 설치
서울 강남북 교통인프라 격차 해소할 것
“더 많은 여성 기초단체장 당선자 나와야”

이순희 강북구청장 당선자 ⓒ홍수형 기자
이순희 강북구청장 ⓒ홍수형 기자

439.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강북구청장 후보 간 표 차다. 개표율 99%까지 한 치 앞을 모르는 승부 끝에 결실을 맺은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439라는 숫자에는 강북 발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달라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됐다고 말한다.

이 구청장은 ‘439’라는 숫자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4’라는 숫자는 제가 그동안 강북구청장에 도전했던 숫자다. 지역에서 오래 거주하신 분들은 저를 특별하게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들의 지지가 좋은 결실로 맺어진 것 같다. ‘3’이라는 숫자는 3선 구청장 다음의 새로운 구청장을 의미한다. 전 구청장이 안정적으로 구정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3번의 선택을 받으셨지만 이제는 변화와 발전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구민들의 요구를 섬세한 행정과 과감한 결단으로 책임감 있게 반영해 구정을 이끌겠다. ‘9’라는 숫자는 바로 강북구의 9개 행정동을 뜻한다. 선거 당시 강북구의 시·구의원 후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맞춤 정책’을 어떻게 준비해서 유권자들에게 제시할 건지, 지역별 공약은 또 어떤 걸로 할 것인지 등을 동 단위별로 아주 세밀하게 다듬었다. 말씀드린 공약들을 꼭 지킬 것을 약속드린다.”

이 구청장은 강북구청장에 4번째 출마해 12년 임기를 지낸 민주당 소속 박겸수 강북구청장으로부터 구정을 이어받게 됐다. 이번 선거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 당선자는 예비후보 단계에서 탈락해 당내 경선도 갈 수 없었다. 그러나 당이 강북구를 여성전략지역으로 두면서 최후의 1인이 됐다.

“여성이라고 해서 구정을 꼭 잘 이끈다는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별 균형을 통해서 강북구, 더 나아가 서울까지 구정활동이 더 풍부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성 기초단체장 당선자는 전체 226명 중 7명뿐이다. 이같은 수치는 여전히 여성 정치 대표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저도 4번의 도전 끝에 당선을 이뤘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이 도전해 이 수치를 더욱 높이길 기원한다.”

이순희표 강북구청 여성 사업은 여성 1인가구 주거시설 안전에 주안점을 뒀다. “첫 여성구청장으로서 ‘따뜻함 엄마의 손길’, ‘섬세함’의 장점을 살려 구민의 엄마로서 강북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여성에겐 주거시설안전이 중요하다. 여성 1인 가구 주거안전시설 지원을 확대해 1인 가구도 안전하고 편히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강북을 만들고자 한다.”

다음은 이 구청장과 나눈 일문일답.

이순희 강북구청장 당선자 ⓒ홍수형 기자
이순희 강북구청장 당선자 ⓒ홍수형 기자

-가장 먼저 챙길 업무를 무엇인가.

“인수위원회에 가장 먼저 ‘구청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지원단’ 설치를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임기 시작 즉시 이 사안을 우선적으로 챙길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신청지역이 확인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 서류가 들어온 게 60여 건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재 80건이 넘는 것으로 나온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급하고 복잡하다. 강북지역은 북한산 국립공원 때문에 한계가 있는 지역이 있다. 인접지역 아닌 곳은 해결 가능한 곳도 있으니 이러한 곳부터 해결해나가겠다. 지원단이 설치된다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재개발·재건축과 함께 교통인프라를 강북구의 당면 과제로 꼽았다. 이를 해소할 복안이 있나.

“재건축·재개발 문제와 더불어 서울 강남북 교통인프라 격차가 심각하다. 강남권 도시철도 인프라에 비해 강북의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강남3구의 경우 전철역 3개 이상 소재하는 행정동 비율이 강남구 67%, 서초구 64%, 송파구 33%에 달하는데 반해 강북구 11%, 노원구 15%, 도봉구는 14%에 불과하다. 교통차별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제 강남북 균형발전과 도시철도 인프라 개선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신강북선은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과 7호선 상봉역을 이어 1호선, 4호선, 6호선, 7호선, 우이신설선과 개통 예정인 동북선을 교차하는 황금 노선이다. 이 노선이 완성된다면 강북권 주민들의 이동권과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강북주민들이 쾌적한 출퇴근길을 누리실 수 있도록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협치를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협치는 구청장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지니고 발로 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행정은 정당정치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같은 당 시장과 구청장이라도 풀지 못한 문제도 많다. 오 시장이 시정을 강남에만 신경 쏟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당이 다르면 더 신경쓸 것이라고 본다. 지역민들도 더욱 예리한 눈으로 시정을 살펴볼 것이고, 시장이 본인의 앞으로의 행보를 위해서도 편향된 시정을 펼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도시개발계획 관련 정책은 서울시와 강북구 공약이 맞물려 있다. 오세훈 시장이 ‘모아주택’ 관련해서 조건 없이 15층까지 풀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해 하루 빨리 해결해 나가겠다.”

-임기동안 어떤 강북구를 그릴 것인가.

“강북구가 서울 동부·북부권의 중심지라고 생각함. 어디로든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외곽이라는 틀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이제 강북구가 서울 동북부 허브로서의 역할을 해 구민들의 자존심을 세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구청장은 광운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로 서영대학교 사회복지행정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 부원장·서울특별시 50플러스재단 비상임이사·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제20대 대선 이재명 대통령후보 선대위 여성위원회 상황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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