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성회 등 35개 단체, 28일 노동부 포항지청 앞 기자회견
“포스코, 피해자 분리는커녕 부서 복귀 명령
재발방지 교육도 부실
노동부, 수차례 민원에도 감독 안해”
포스코, 관련 임원 6명 징계...가해자 지목된 4명 징계 논의

포스코 사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포항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35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28일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항여성회 제공
포스코 사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포항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35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28일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포항여성회 제공

전국 35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28일 “포스코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사건 관련 직·간접 관리 책임이 있는 임원 6명을 중징계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들도 곧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사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포항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단체들은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인 포스코 직원 A씨는 지난 7일 직원 4명을 성폭행·성추행·성희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평소 회식 자리에서 억지로 음주를 강요당했고, 성적으로 불쾌한 발언과 신체 접촉을 자주 겪었다고 주장했다. 2021년 12월 사내 가해자 중 한 명인 B씨를 사측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직장 내 따돌림을 겪었고, 가해자 B씨는 감봉 3개월 경징계에 그쳤다. 지난 5월 29일에는 같은 사택에 살던 선임 C씨에게 폭행·성폭행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여성·시민단체들은 포스코의 부실대응이 추가 피해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2021년 12월 신고 접수 후에도) 사측이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결국 동일 부서에서 또다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이번 사건은 기업의 성차별적인 조직 문화가 어떻게 성폭력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또 “포스코의 사과문에는 성희롱 방지를 위해 엄격하게 대응해왔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로 힘들었던 이전 부서 복귀를 지시했고 불이익 조치도 있었다. 재발방지를 위한 예방교육은 하지도 않은 채 서명만 하도록 했다. 또 피해자 집에 찾아가고 가족에게도 연락하는 등 조직문화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인 듯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노동부에도 책임을 물었다. “2021년 12월 고용노동부 포항고용노동지청은 포스코 내에서 일어난 여러 건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민원을 제보받고도 특별근로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포스코 사내에서 벌어지는 피해자에 대한 위협적 행위 중단·징계와 피해자의 노동권 보호 △포스코의 직장 내 성차별적인 문화 타파 및 직장 내 성희롱 예방조치 실시 △고용노동부 포항노동지청의 포스코 특별근로감독 실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강력 대응을 요구했다.

한편 포스코는 뒤늦게 피해자를 분리 조처했고, 포항제철소장 등 이 사건 관련 직·간접 관리 책임이 있는 임원 6명을 징계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 4명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결과를 떠나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7월 1일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기관의 지원을 받아 성 윤리 관련 제도 및 시스템을 재점검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경찰은 가해자 4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관계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도 직권 조사 및 조직문화 진단에 나설 방침이다. 가해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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