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올리고 하의 내리고...‘언더붑·로우라이즈’ 설왕설래
상의 올리고 하의 내리고...‘언더붑·로우라이즈’ 설왕설래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2.06.21 16:34
  • 수정 2022-06-2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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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힙하다” vs “왜 여성에게만 이런 유행 도나”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스타일링한 언더붑·로우 라이즈.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스타일링한 언더붑·로우 라이즈. 사진=제니 인스타그램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스타일링한 로우 라이즈. 사진=장원영 인스타그램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스타일링한 로우 라이즈. 사진=장원영 인스타그램

 명품브랜드와 연예인을 중심으로 ‘Y2K’(Year to 2000)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짧은 상의 길이로 가슴 아랫부분의 곡선이 드러나는 ‘언더붑’(underboob) 스타일과 골반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하의 허리선을 낮춘 ‘로우 라이즈’(Low rise) 스타일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 사진=미우미우
이탈리아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 사진=미우미우
모델 켄달 제너의 자크뮈스 광고. 사진=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모델 켄달 제너의 자크뮈스 광고. 사진=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Y2K 패션의 대표격인 로우 라이즈는 이탈리아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 공개 이후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유행을 탔다. 특히 그룹 ‘아이브’ 장원영,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윤아의 착장을 시작으로 주목 받게 됐다.

로우 라이즈에 이어 언더붑 패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언더붑은 이미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유행한 스타일이다. 해외에선 벨라 하디드·카일리 제너·켄달 제너 등이 입었고 국내에선 가수 현아·비비, 그룹 ‘블랙핑크’ 제니, 배우 정호연 등이 선보였다.

‘언더붑’ ‘로우라이즈’ 검색량

올해 4월 말부터 급격히 증가

20일 기준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에서 최근 3달간 ‘언더붑’과 ‘로우라이즈’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4월 말부터 검색량이 급격히 치솟았다.
20일 기준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에서 최근 3달간 ‘언더붑’과 ‘로우라이즈’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4월 말부터 검색량이 급격히 치솟았다.

언더붑과 로우라이즈는 일반 대중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20일 기준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에서 최근 3달간 ‘언더붑’과 ‘로우라이즈’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4월 말부터 검색량이 급격히 치솟았다. SNS에 #언더붑 #로우라이즈를 검색하면 일반인이 스타일링한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다. 남성용 팬츠인 ‘디키즈 874’ 팬츠는 허리 부분을 뒤집어 로우 라이즈 패션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5만 8천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옆집언니 최실장’은 이같은 패션에 대해 ‘구별 짓기’라고 말했다. 옆집언니 최실장은 “명품의 대중화가 되면서 옷으로 나를 나타내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제는 ‘구별 짓기’를 몸으로 하게 된다. 바디프로필 등 몸을 드러내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출 논란에 대해선 알렉산더 맥퀸의 사례를 언급했다. 1993년 밑위가 짧은 스타일의 ‘범스터 라인’(Bumster Line)을 출시한 알렉산더 맥퀸은 노출 논란이 일자 “나는 엉덩이 노출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고 ‘척추 아래 부분의 연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옆집언니 최실장은 “디자인에 있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라며 “반대로 아방가르드한 디자인만 선보이는 디자이너들도 있다. 디자이너 입장에선 새로운 것을 실험·제시하는 등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입는 사람 입장에서 싫으면 안 입으면 그만”이라고 일축했다.

“자유롭고 힙하다” vs “왜 여성에게만 이런 유행 도나” 설왕설래

언더붑·로우라이즈 패션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 ‘자유롭다’ ‘힙하다’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함께 ‘과하다’ ‘난해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특히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 ‘여성시대’ 내 한 게시판에 해당 영상 내용이 올라오자 여성에게만 이런 패션이 유행한다는 것이 문제적이라는 반응이다. 누리꾼 그**씨는 “다 좋은데 왜 여자 옷에만 매번 이럴까”라며 “남자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구조 속에서 아무리 자신을 찾으려고 해봤자 남성의 시선과 권력 구조 안에 있는 여성 중 하나가 될 뿐”이라며 “구조 밖으로 나오길. 탈코(탈코르셋)하고 광명 찾아라”라고 썼다.

언더붑과 로우 라이즈라는 패션 트렌드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사회 전반의 문제부터 들여야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네트워크팀 활동가는 “탱크탑이나 딱 붙는 긴팔은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는가”라며 “여전히 여성이 대상화되는 사회 전반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패션 트렌드 하나로 이 고질적인 문제를 보는 것은 지엽적”이라고 덧붙였다.

모찌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는 왜 일부 여성들이 이 패션에 거부감을 갖는지 사회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찌 활동가는 “언더붑과 로우 라이즈를 입음으로써 여성의 몸에 대한 자유를 논하기 전에 그동안 우리는 노브라를 사회적으로 허용했나”라며 “또 여성이 군살을 제거한 몸이 아닌 살이 있는 모습을 보였을 때 어떤 반응을 해왔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언더붑과 로우라이즈 또한 여성을 일방향적으로 억압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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