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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4월 22일 북한 룡천역에서 발생한 폭발 참사는 무엇보다도 가까이에 있던 소학교가 큰 피해를 보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다쳤다는 점 때문에 우리 여성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화상으로 꺼멓게 그을린 아이, 약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허름한 붕대를 감고 힘없이 병상에 누운 아이의 눈망울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보가 제대로 흘러나오지 않으니, 다친 어린이가 정확히 몇 명인지, 집과 건물은 얼마나 파손되었는지, 배고픔이 어느 정도인지 알 길이 없다. 그 사이 '퍼주기 논쟁'을 불러일으킨 언론사들조차 적극적으로 나서서 모금운동을 하고 있고, 전경련도 발빠르게 100억원을 보냈기에, 그나마 다행스런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또한 이를 통해 북의 동포에 대한 우리 남한 국민의 애절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이번 룡천돕기운동은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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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만드는여성회 등 40여개 여성들이 참여해 '룡천돕기 여성행동'을 발족했다. 사진은 지난 29일 종로YMCA 앞에서 열린 '룡천돕기 여성행동'의 발대식.

<사진·민원기기자>

이렇게 전 국민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여기서는 우리 여성이 독자적으로, 적극적으로 룡천돕기에 나서야 할 몇 가지 당위성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먼저 국내에서 가는 물자지원과 국제단체의 후원이 있지만, 북한의 기아상황과 관련해 그래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주체는 남한 국민이다. 해외의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제지원기관들에게는 북한 못지않게 지원해야 할 빈곤국이나 전쟁피해 국가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고, 구미 선진국과 북의 악화된 외교관계가 이를 더디게 하는 점도 없지 않다.

현재의 시점에서 물자지원은 많을수록 좋다. 당장 부상자와 집을 잃고 굶주리거나 떨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복구사업에 많은 비용이 들 것이다. 더욱이 걱정되는 일은 룡천이 물자수송의 교통로에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룡천이 신속히 복구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의 식량전달에도 큰 장애가 초래될 것이고, 이는 북의 기아상태를 더욱 끔찍한 지경으로까지 몰고 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룡천돕기는 시급히,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사회경제적 인권이다. 인간이 굶주리고 최소한의 먹을 것조차 확보하지 못했을 때 인권은 가장 심각하게 유린된다는 것이다. 또한 굶주림은 평화의 부재를 의미한다. 당장 시급한 것은 북의 기아이고 이를 신속히 해결하는 데에는 정파와 이념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우리사회에서 이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경제력이 약하다. 그럴지라도 여성은 룡천돕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통해 북한여성에게 우리의 연대의식을 보여주어야 한다. 남한에서 버리는 쓰레기는 연간 8조 규모다. 그 절반만 절약해도 우리는 북의 동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북의 자매를 돕는 데에 참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제력보다는 지척에서 굶주리는 어린이와 여성을 향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이다.

지금 여성계에서는 올해 가을에 평양·개성·백두산 방문을 포함한 남북여성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한 5월초의 협상모임에서 북의 여성들은 남에서 일어나는 30여 개 여성단체의 '룡천돕기운동'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런 운동들은 남과 북 여성 사이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북한 사회 내에서 여성의 발언권을 높이고, 남북여성교류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여성들이여!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간다움을 애모하는 마음으로 룡천돕기운동에 적극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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