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 우크라이나 방문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전투로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세베로도네츠크 ⓒ유튜브 The Telegraph 화면 갈무리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전투로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세베로도네츠크 ⓒ유튜브 The Telegraph 화면 갈무리

친 러시아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항전지인 아조트 화학공장에 진입했다.

친러시아 반군이 세운 이른바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수장 레오니드 파세치니크는 16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LPR 군대가 아조트 공장에 진입했지만 아직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격퇴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파세치니크는 "세베로도네츠크 영토와 주거 지역이 해방됐고 우리군이 이 곳을 통제한다"면서도 "아조트 공장이 있는 산업 지대는 아직 LPR 통제 아래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곳에 진입했지만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세치니크는 아조트 공장에 우크라이나군 1000~1500명이 남았다면서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크 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후의 항전을 계속하고 있는 지역이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 수백 명이 아조트 공장의 지하 벙커에 피신해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고통스러운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끝까지 저항을 호소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CNN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그곳에서 나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누군가가 밖으로 나간다면 죽을 확률이 99%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베로도네츠크로 가는 다리 3개와 철교 1개가 파괴돼 도시 전체가 고립되면서 세베로도네츠크가 제2의 마리우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리우폴의 아조우연대가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에서 항전했던 것처럼 세베로도네츠크의 우크라이나군이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다.

◆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 우크라이나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해 볼리디미르 젤센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해 볼리디미르 젤센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들이 16일(현지시각) 열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이들 국가의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건 처음이다.

3국은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중심국가들이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도 이날 키이우를 찾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의 점령으로 큰 피해를 입은 키이우 근교 도시 이르핀을 먼저 방문했다. 이르핀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무차별 학살이 자행된 곳으로 암매장당한 주민들 시신 290여 구가 발견됐다. 이어 정상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숄츠 총리는 키이우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단순한 연대 과시에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인도적 지원뿐 아니라 군사적 지원도 계속할 것"이라며 방문의 핵심 이유가 군사 지원임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웅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유럽이 분명한 정치적 신호를 보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들은 최근 유럽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와의 전력 차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각국 정상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 신속 처리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의 신속 가입을 돕기 위해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EU는 오는 23~24일 27국 정상이 모두 모인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상들이 방문한 직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공습 경보가 울렸다.

CNN, AP 등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날 오전 키이우에 도착한 직후 공습 경고가 수차례 발령됐다.

사이렌이 울렸을 때 3개국 정상은 호텔에서 다음 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습 경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피신처로 들어가도록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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