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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옥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여성운동만큼 욕을 많이 먹는 분야도 드물 것이다. 별 힘도 없으면서 끊임없이 욕먹고 있는 이들이 여성운동가들이다. 여성운동이라고 하면 그야말로 우리 전통의 미덕인 가족을 해체시키는 데에 주력하는, 꼴불견인 여자들이 모여 잘난 척하는 장이라는 인식이 커서, 웬만하면 '여성운동한다'또는 '페미니스트다'라고 내세우기 싫어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판들은 꼴보수들이나 마초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더라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도저히 참아내기 힘든 것은 소위 '진보주의자'라는 남성들이 여성운동에 대해 보내는 비판들이다. 어차피 여성운동도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싸움인데, 같은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걸어오는 딴지는 피곤하고 어쩌면 가슴 아프기까지 하다. 물론 그 비판들 중에는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역시 사회 주류로서 표피만 보고 보내는 야비하고 편협한 말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중 몇 가지를 들어보면 우선 박근혜 논쟁을 들 수 있다. 여성들이 아직도 박근혜 논쟁에 사로잡혀 있고 박근혜와 연대하면서 보수화로 간다는 지적은 사실 여성운동에 대한 몰이해라 할 수 있다. 2년 전 '박근혜 논쟁'은 여성의 참여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의미에서 박근혜라도 내세워 여성의 정치참여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문제제기였고, 물론 여성계 안에서도 그에 대한 열띤 찬반논쟁이 있었다. 논쟁과 함께 여성계에서는 여성지도자가 역할모델로서 의미는 있지만 여성의 참여는 역시 개혁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마당인데, 선정적인 주제를 좋아하는 언론들에 의해 다시 제기된 셈이다. 여성계 안에서 벌어진 여러 논쟁들이나 정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마치 모든 여성들이 박근혜를 여성정치지도자로 추앙하고 있어 보수화를 걱정한다는 식의 비판은 건설적인 비판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번 찔러나 보자'는 식이 아닌가 의심된다.

두 번째는 소위 '중산층 엘리트 여성위주의 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이다. 아마도 여성운동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하층여성들을 위한 운동이기보다는 먹고 살기 편해서 할 일 없는 부르주아 여성들끼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리라 싶다. 이 대목에서 우선 궁금한 것은 어떤 사람들이 중산층 엘리트여성인가 하는 점이다. 나 자신만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치면 중산층에 편입되기는 좀 힘들고, 많은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아마도 중하층이지 싶다. 가방 끈이 긴 죄로 중산층 엘리트여성이라면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중요한 하나는 그들이 한국의 여성운동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이다. 현재 한국의 여성운동의 구성은 노동자 여성 부문, 장애인 부문 등 실로 다양하며, 여성과제를 선정할 때도 모성보호나 비정규직여성들, 빈곤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정치의 장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늘리자는 것도 사실은 이러한 문제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셈이다. 운동주체나 대상으로 보면 노동운동이나 빈민운동을 제외한 많은 '남성'시민운동이 모두 중산층 엘리트운동에 속한다. 그래도 그들을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이것도 역시 여성들에게만 가해지는 야멸찬 비판이 아닌가 싶다.

남성들은 우선 왜 여성들이 '여성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고 반여성적이기까지 한 진보적인' 남성의원보다 오히려 '보수적인'여성의원이 낫지 않을까라고 고민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고민 없이 우리사회의 진보를 논한다면 그것은 역시 절반의 진보, 그들만의 진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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