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정치’ 1년, ‘페미니즘 비호감’ 낙인 커졌다
‘이대남 정치’ 1년, ‘페미니즘 비호감’ 낙인 커졌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6.12 16:37
  • 수정 2022-06-13 13: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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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2020~2022 ‘여성’ 관련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
여성·성평등 이슈 언급 증가만큼
‘갈등·폐지’ 등 ‘부정적’ 언급 늘어
2020년 5월 22일~2021년 5월 21일과 2021년 5월 22일∼2022년 5월 22일 동안 여성 관련 6개 주요 키워드(여성, 여성가족부, 젠더, 이대남, 개딸, 페미니즘)의 순호감도 변화. ⓒ여성신문
2020년 5월 22일~2021년 5월 21일과 2021년 5월 22일∼2022년 5월 22일 동안 여성 관련 6개 주요 키워드(여성, 여성가족부, 젠더, 이대남, 개딸, 페미니즘)의 순호감도 변화. ⓒ여성신문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의 여성·성평등 이슈 관련 여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반대’, ‘비판’, ‘혐오’ 등 ‘부정적’ 키워드가 따라다니는 ‘페미니즘’은 한층 더 ‘부정적’ 키워드로 분류됐다. ‘여성가족부’ 연관검색어 1위는 ‘폐지’가 됐다. 보수 정당이 집권하며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층을 주축으로 ‘남성 역차별론’이 고개를 들고, ‘여성가족부 폐지론’ 등 반페미니즘 담론이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퍼진 결과로 보인다.

여성신문은 빅데이터 전문 연구소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여성 관련 6개 주요 키워드(여성, 여성가족부, 젠더, 이대남, 개딸, 페미니즘) 언급량(정보량) 변화를 살펴봤다. 12개 온라인 채널(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지식인, 기업/단체, 정부/공공) 빅데이터 중, ‘좋다’, ‘희망’, ‘웃다’ 등 ‘긍정적’ 키워드, ‘분노’, ‘불법’, ‘싸움’ 등 ‘부정적’ 키워드를 별도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2020년 5월 22일~2021년 5월 21일과 2021년 5월 22일∼2022년 5월 22일로 나눴다. 기준점인 2021년 5월은 정치권, 언론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백래시’가 급격히 확산하던 시기다. 그해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고, ‘이대남’의 대변자로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존재감을 키워 헌정사상 최연소 당 대표가 됐다. 20대 남성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여성과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 1년 전후로 우리 사회 여성·성평등 이슈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달라졌나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2020년 5월 22일~2021년 5월 21일과 2021년 5월 22일∼2022년 5월 22일 동안 여성 관련 6개 주요 키워드(여성, 여성가족부, 젠더, 이대남, 개딸, 페미니즘)의 정보량 변화. ⓒ여성신문
2020년 5월 22일~2021년 5월 21일과 2021년 5월 22일∼2022년 5월 22일 동안 여성 관련 6개 주요 키워드(여성, 여성가족부, 젠더, 이대남, 개딸, 페미니즘)의 정보량 변화. ⓒ여성신문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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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2일부터 1년간 ‘여성’, ‘여성가족부’, ‘젠더’, ‘페미니즘’, ‘이대남’, ‘개딸’ 키워드 언급량은 모두 이전 기간보다 증가했다.

‘이대남’이 단연 ‘핫이슈’였다. 최근 1년간 관련 정보량이 21만7577건으로 급증(2242.31%P)했다. ‘이준석 돌풍’의 배후에 20대 남성들이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던 시기다. ‘20대 남성 역차별론’ 주장과 ‘성별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됐다. ‘갈등’, ‘분노’, ‘불만’, ‘억울’ 등 ‘부정적’ 표현이 미디어에 자주 등장했다. 최근 1년간 ‘이대남’ 키워드 절반 이상(50.60%)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부정적’ 온라인 커뮤니티 언급량은 1213건에서 7만7543건으로, 뉴스 언급량은 793건에서 1만3738건으로 급증했다. ‘이대남’ 키워드 순호감도(긍정률-부정률)는 –40%로, 이전보다 8.28%P 떨어졌다.

‘이대남’ 연관검색어로는 ‘이재명’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막판 2030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이대남’과 ‘대적 관계’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오던 시기다. 이를 포함해 선거 관련 키워드가 다수다. 후보, 남성, 선거, 이준석, 여성, 대선, 정치, 폐지, 정책, 공약 대통령, 대선 후보 등이다.

‘이대남’ 연관검색어 중 전년 대비 새롭게 등장한 ‘핫 키워드’ TOP 100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이대남’ 연관검색어 중 전년 대비 새롭게 등장한 ‘핫 키워드’ TOP 100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다른 키워드와 달리 ‘이대남’ 연관검색어로는 여성이나 욕설 관련 키워드가 많이 나왔다. 정보량 상위 7위 여성, 22위 이대녀, 26위 페미, 32위 여가부, 38위 여성가족부, 44위 여자, 60위 페미니즘 등이다. 전년 대비 새롭게 등장한 ‘핫 키워드’엔 욕설이 많았다. 상위 3위 새끼들, 6위 틀딱, 11위 새끼, 21, 병신들, 22위 최악, 34위 X같다, 40위 놈들, 50위 지랄, 72위 개같은 등이다. 연관검색어 톱 1000 중에서 톱100을 제외한 나머지 900을 분석한 결과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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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관련 총 언급도 118.94%P 늘었다. 연관검색어 전체 1위는 ‘폐지’였다. 정보증가율 1위 검색어는 ‘윤석열’이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때아닌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다. 일부 ‘이대남’이 표출한 ‘여가부가 남성을 역차별한다’는 반감을 정치권이 이용하면서 대안 없는 ‘여가부 폐지론’이 힘을 얻었다. 그간 쌓아온 성평등 가치와 정책 성과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외에도 공약, 대선, 후보, 우리, 대통령, 등 정치 관련 키워드가 주요 연관검색어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뜨는 관련 키워드 상위권엔 이재명, 이준석, 안철수 등 정치인이 보인다. 이외에도 당선인, 발표, 대선후보, 과제, 당선 등 선거·정치 관련 키워드가 떠올랐다.

‘여성가족부’의 연관검색어 결과 TOP 100 도표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여성가족부’의 연관검색어 결과 TOP 100 도표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여성가족부’는 뉴스 채널(2020~2021년 60.27%, 2021~2022년 39.56%)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폐지’, ‘갈등’ 등 ‘부정적’ 언급량이 2만5157건에서 6만9586건으로 약 2.5배 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변화가 눈에 띈다. ‘여성가족부’ 키워드 총 언급량이 1년 사이 11.19%에서 28.12%로 늘었는데, ‘부정적’ 언급량은 1만5479건(46.82%)에서 8만1617건(44.86%)으로 8배가량 늘었다.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여가부가 시행했던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비난 게시글, 여가부를 ‘남성 역차별론’의 주요 근거로 꼽는 게시글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정적’ 언급량이 늘면서 1년간 ‘여성가족부’ 키워드 순호감도는 17.95%P 떨어져 –11.55%를 기록했다.

ⓒ여성신문
ⓒ여성신문

1년 전에도 ‘반대’, ‘비판’, ‘혐오’ 등 ‘부정적’ 키워드와 주로 엮여있던 ‘페미니즘’ 순호감도 역시 5.25%P 낮아져 –13.90%를 기록했다. ‘이대남’ 키워드 순호감도 하락률(8.28%P)보다 낙폭이 더 크다.

‘페미니즘’ 키워드가 가장 많이 논의되는 플랫폼은 트위터다. 총 정보량이 17만3868건에서 20만2510건으로 늘어 전체 정보량의 48.17%에 달한다. ‘긍정적’·‘부정적’ 정보량이 각각 약 30% 수준을 유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위터 다음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페미니즘’ 키워드가 많이 등장(8만1633건)하는데, 52.61%(4만2947건)가 ‘부정적’ 언급량이다. 뉴스 채널의 경우 50.05%(2만3129건)가 ‘부정적’ 정보로, 1년 전(6864건)보다 4배가량 늘었다.

‘페미니즘’ 키워드 핫 100 도표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페미니즘’ 키워드 핫 100 도표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페미니즘’ 연관검색어 1위는 ‘여성’, 전년 대비 뜨는 연관어 1위는 ‘윤석열’이었다. 이외에도 ‘이재명’, ‘대선후보’, ‘여가부’ 등이 뜨는 키워드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페미니즘 이슈가 우리 사회에서 주로 정치적 이슈로 다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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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도 지난 1년간 주목받은 키워드다. 1년간 관련 정보량이 12만3502건으로 143.83%P 이상 늘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2030 여성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난 3월 대선 후 한 달간 2030 여성 약 4만명이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하고, 검찰개혁·당내 개혁 등에 압력을 넣으면서 단순 팬덤을 넘어 새로운 정치 집단으로 호명됐다.

‘개딸’ 연관검색어 1위도, 1년 새 새롭게 떠오르는 키워드 1위도 ‘이재명’이다. 2위 우리, 8위 아버지, 9위 사랑, 18위 엄마, 63위 가족 등 가족 관련 키워드가 많다. 민주당, 정치, 개척, 선거, 대통령, 의원, 대선, 윤석열, 후보, 국회 등 정치 키워드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개딸’ 키워드 핫 100 도표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개딸’ 키워드 핫 100 도표 ⓒ여성신문·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본래 ‘개딸’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극중 ‘성격이 드센 딸’을 부르는 애칭이었다. 2021년 5월 이전엔 대체로 드라마와 연관돼 ‘긍정적’(50.59%)으로 언급되던 키워드였다. 정치 용어로 쓰이며 ‘갈등’, ‘비판’, ‘사퇴’ 등 키워드와 함께 묶였다. 이러한 ‘부정적’ 뉴스 언급량이 최근 1년간 10건에서 1776건으로 늘었고, 커뮤니티 언급량은 2613건에서 1만2399건으로 늘었다. ‘긍정률’은 31.18%로 줄고, ‘부정률’은 이전 기간의 두 배가량인 29.20%로 늘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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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정보량은 50.35%, ‘여성’은 26.13%P 증가했다. 순호감도는 각각 4.41%, 32.97%였다. ‘젠더’의 경우 ‘부정적’ 키워드로 분류되는 ‘갈등’, ‘폭력’ 등과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순호감도가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 두 키워드 다 호감도 변화는 1%P 수준으로 미미했다.

한편 ‘여성’ 키워드의 경우 전년 대비 떠오르는 연관검색어 1위가 ‘마사지’(246.5P 상승)였다. 원문을 살펴봐야 하나, 조건만남·안마 등 상위권에 오른 다른 단어들로 미뤄 볼 때 온라인상 성매매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분석을 맡은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자체 분석 툴을 사용해 12개 온라인 채널, 약 22만 개 웹사이트의 원문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뉴스 채널은 네이버·다음 포털 제휴 언론사 전체의 기사, 블로그·카페 채널은 네이버·다음, 정부/공공 채널은 청와대,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18부 5처 18청 2원 4실 7위원회, 각 정당, 17개 시도 229개 시군구 등이다. 기업/단체 채널은 영리 및 유관단체, 각종 비영리 단체 홈페이지이다. 유튜브는 영상 제목과 설명을 대상으로 검색했다. 커뮤니티는 보배드림, 디시인사이트, 뽐뿌, 클리앙, MLBPARK(엠팍),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루리웹, 오늘의유머, 82Cook, 인스티즈 등이다. 단 이번 조사는 단순 키워드 비교 분석으로, 자세한 맥락을 살펴보려면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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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구 2022-06-13 22:09:34
스스로 래디컬을 자처하는 극단적 성향의 페미니스트들은 아마도 '일부'이며 '소수'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돌출된 것 역시 여성혐오적인 사회구조 때문이다. 페미니즘 리부트가 본격화되기 시작할 때부터 나는 이야기했다. 래디컬을 자처하는 이들을 포기해야 한다고. 그들은 정치적 올바름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있으며, 전혀 다른 곳을 보고 있다고.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회를 추구하느냐 아니냐가 연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내게 돌아온 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맨스플레인' 좀 그만 하라는 말 뿐이었다. '비호감 낙인'을 극복하려면 자기 진영 내부의 '비호감 요소'부터 제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여성혐오는 정치적인 문제고, 정치의 기본은 피아를 적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