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
“‘돌봄 특별도시 인천’ 만들겠다”
여성 공약…공공기관 내 여성 임금 차별 문제 해소
“당 내 성비위 사건, 피해 사실부터 분명히 확인해야”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 ⓒ홍수형 기자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 ⓒ홍수형 기자

“엄마 정치인들은 선거 기간 동안만이라도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는 인터뷰 전 반려묘 ‘필구’를 소개했다. 이 후보는 “하루 종일 유세를 하고 늦게 집에 들어와 필구를 돌보느라 오늘은 1시간 밖에 못 잤다”며 “저희 지역구에 초등학생 딸 둘을 키우는 엄마가 선거에 나온다. 고양이를 키우는 저도 유세 끝나고 (필구를) 놀아주고 밥 주느라 피곤한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 정치인들은 오죽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준비하며 선거 기간 동안만이라도 엄마 정치인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이 후보는 ‘돌봄 특별도시 인천’을 강조한다. ‘돌봄 특별도시 인천’은 지역사회가 주민의 돌봄·요양·의료 등 복지 전반을 지원하는 통합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복지재정을 지방정부로 완전 이양하고 지자체별 통합 돌봄 본부를 구축해 포괄보조금 지방이양으로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돌봄 기금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26일 인천 남동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이 후보는 “인간은 누구나 취약하고 돌봐줘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며 “지금의 돌봄은 돈이 있는 사람에게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영역이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돌봄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은 정치가 돌봄의 권리를 누구에게나 보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인천시 전체를 통합 돌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 ⓒ홍수형 기자
이정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 ⓒ홍수형 기자

 

-이정미 후보가 인천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는. 

“일단 대한민국에 여성 광역단체장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제가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미추홀구 초등학생 형제 방임 화재사건과 부평구 보건소공무원 사망 사건을 보면서 돌봄의 부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틈을 메울 수 있는 정치와 이런 일을 인천에서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

-첫 여성 시장에 도전하는 이 후보의 여성 공약이 궁금하다.

“제가 인천시장이 되면 1차적으로 공공기관 내 여성 임금 차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공공부문부터 민간까지 유도해나가는 것이 1번 문제다. 인천에는 외국인 이주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에 대한 인권, 권익 보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은 저에게 빠질 수 없는 문제다.”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성비위 사건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지. 

“일단은 피해자의 피해 사실이 분명히 확인이 된다면 이 사건이 그 당시에 어떻게 조치를 했다는 것과는 별개로 이 문제가 정상적으로 다시 다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천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인천은 제가 아기 때부터 자란 곳이다. 출생은 부산인데, 어머니가 집안에서 엄청 구박 받으셨다.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인천으로 오셔서 중·고등학교도 이곳에서 다녔고 청년 시절에도 주안공단에서 노동운동도 했다. 저에게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인천의 큰 장점은 하늘길과 바닷길이 다 뚫려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관문이 될 수 있다. 이런 강점을 인천의 색깔로 잘 입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전직 시장님들은 인천의 매력과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발전과 전략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유세를 하며 만난 시민들은 어떤 요구를 해왔나.

“코로나19로 일상을 온전히 되찾지 못한 계층이 소상공인이다. 대선 과정에서 50조 추경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보상을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과적으론 최대 600만원에 그쳤다. 600만원은 임대료 한두 번 내면 그칠 돈이다. 중소상인들의 가슴에 대못을 두 번 박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런 요구가 가장 높은 것 같고 저에게 시장이 되면 부족한 것 다 채워달라고 말씀 많이 하셨다.”

-박남춘·유정복 후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두 분은 상대 후보에 대해 굉장히 배제적이다. 제가 세 차례 토론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당신은 거짓말쟁이다’라는 식으로 공격하는 것을 보며 그래서 인천의 발전이 더뎠구나 싶었다. 내가 집권하면 과거의 상대방 업적은 없애고 새로운 터전에 자기 업적을 또 쌓아야 되는 것이다. 이런 도돌이표가 계속돼왔다. 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들을 인천시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배제적인 사람들은 자기 사람 챙기기에 급급하게 된다. 제가 그 틀을 깰 수 있는 유일한 포지션에 선 후보라고 생각한다. 양당의 대결 구조가 아니라 인천 시민의 삶에 이익에 근거해서 혁명적인 방식으로 이끄는 시장이 될 것이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생각은.

“지방선거가 대선의 난타전 이후에 치러지는 선거기 때문에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다. 이재명 후보가 게양을에 와서 지방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처럼 만들어 버리니까 구민들의 마음이 싸늘한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의 당익만 보고 출마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들이 확실히 있다.”

-유권자께 드리고 싶은 말은.

“제가 3번의 TV토론에 나간 뒤 ‘믿음이 간다’, ‘시정을 맡기면 추진력 있게 일 잘할 것 같다’고 칭찬을 많이 하시는데 꼭 뒤에 따라 붙는 말이 있다. ‘당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천이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자기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보고, 이정미를 선택해서, 이정미 여성 시장을 만들었다는 놀라운 일을 만들어낸다면 인천의 색깔이 분명해지지 않을까? 또 시장은 행정가이기 때문에 협치의 능력이 중요하다. 당의 크기와 상관없이 어떤 정치력, 추진력을 갖고 있는가를 들여다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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