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여성살인사건' 6주기 추모제 열려
피해자 추모와 정치권 비판 목소리 거세

서울여성회가 17일 저녁 강남역 11번 출구 옆 강남스퀘어에서 ‘강남역 6주기 추모 행동’을 개최하고 ‘강남역 사건’을 추모하는 한편 성별 갈라치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여성신문
서울여성회가 17일 저녁 강남역 11번 출구 옆 강남스퀘어에서 ‘강남역 6주기 추모 행동’을 개최하고 ‘강남역 사건’을 추모하는 한편 성별 갈라치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여성신문

‘강남역 사건’ 6주기를 맞아 17일 저녁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 다시 여성들이 모였다. 

서울여성회가 주최한 이날 ‘강남역 6주기 추모행동’은 ‘강남역 사건’을 추모하는 한편 성별 갈라치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서폐대연 정영은 대표는 “오늘 행동은 6년 전 사건에 대한 기억과 추모의 시간이기도 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며 거리로 나왔던 우리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다”라며 추모 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참가자들은 모두 촛불과 ‘누구도 우리의 전진을 막을 순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연대 발언과 자유발언에서는 ‘강남역 사건’이 어떤 의미인지 돌이켜 보는 발언이 이어졌다. 서페대연의 강나연 운영위원은 “‘강남역’ 이후 내가 여성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 말의 의미는 내가 겪었던 부당한 일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사회적 차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여성회가 17일 저녁 강남역 11번 출구 옆 강남스퀘어에서 ‘강남역 6주기 추모 행동’을 개최하고 ‘강남역 사건’을 추모하는 한편 성별 갈라치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여성신문
서울여성회가 17일 저녁 강남역 11번 출구 옆 강남스퀘어에서 ‘강남역 6주기 추모 행동’을 개최하고 ‘강남역 사건’을 추모하는 한편 성별 갈라치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여성신문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들 간의 연대와 그 영향력을 짚어보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오경진 사무처장은 “우리들의 공감과 연대는 뉴스 사회면에서 일상처럼 보도되는 한 정신질환자의 일탈, 혹은 묻지마 범죄로 들릴 뻔한 이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명명하고 여성이 자유롭게 밤길을 걸을 수 있는 권리가 이 땅에서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현실을 고발해냈다”고 말했다.

성 비위 사건을 저지른 이들을 기용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하고 ‘젠더 갈등’을 심화하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페대연 정영은 대표는 “국민의 절반인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으면서, 인식이 부족하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 발언을 일삼고 있는 것이 과연 정치인들이 할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지역대학인권연합동아리 남상혁 대표는 “성평등을 뺀 인권은 잘못된 표 구걸 전략은 정치가 정말 주목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변질시키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여성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밤길이 안전한 사회를, 내가 언제 어디서 불법 촬영 카메라에 찍혔을지 모르는, 어떤 불법 사이트에 나와 내 친구의 얼굴이 있을지 모르는 사회가 아닌 안전한 사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여성의 경제적 안정과 정치적 영향력, 일터와 삶터에서의 안전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음을 이해하고 성평등 전담 정부 기구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추모 문화제는 참가자들이 해결해야 할 여성 문제를 적은 피켓을 들고 나와 외친 뒤 부수고 쓰레기통에 넣는 퍼포먼스로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모든 성차별·성범죄·차별금지법 해결하라” “구조적 성차별·젠더폭력·여성혐오가 없다고 하는 언어 도단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치며 성차별 구조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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