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리엘의 웨딩> <결혼은 미친…> <어린 신부>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 결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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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결혼이란 모든 서사가 꿈꾸는 로맨틱 판타지의 절정이었으며, 영화는 그러한 낭만적 사랑의 완성이라는 결혼의 신화를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다.

'영화 속 결혼'이 그토록 관객, 특히 여성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은 결혼이 내포하고 있는 변신과 탈바꿈의 신화 때문이다. 신데렐라와 심청이가 결혼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낭만적 사랑의 완성뿐 아니라 강력한 신분상승이다. 일단, 이 신화의 기제를 통과하게 되면 미운 오리새끼였던 여주인공은 우아한 백조로 재탄생한다.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프리티 우먼>에서 결혼은 현재의 고단하고 답답한 삶을 허물 벗듯 벗어던지고 신세계로 진입하는 마술의 문이 아니었던가.                       ▲<어린 신부>

반면 여성관객들에게 결혼신화를 반문하며 묘한 해방감을 선사한 <뮤리엘의 웨딩>은 결혼이라는 탈바꿈의 신화를 조소한다. 이안 감독의 <결혼피로연>에서 결혼은 동서양 문화, 유교적 가족제도와 서구적 가족구조, 이성애와 동성애 사이의 갈등들이 만나고 상호 충돌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동시대의 한국 영화들은 어떤가. 한국 영화는 최근 사랑의 연장으로서 결혼신화뿐 아니라 행복한 결혼생활이라는 신화도 심판대에 올려놓고 있다. 엄정화, 감우성 주연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매력적이지 않은 왕자를 만났을 때'를 전제하는 영화다. 낭만적인 사랑과 신분상승 욕망이 동화처럼 일치하지 않는 현실에 직면해 주인공 연희는 단호하게 양자택일을 거부한다. <싱글즈>의 여주인공들은 결혼과 자아성취 사이에서 고민하며 결혼과 육아를 분리시킨다. 그런가 하면 <4인용 식탁>과 <바람난 가족>은 결혼신화의 허위적 측면을 드러내고 일부일처제의 지속가능성을 의문시하면서 결혼에 대한 공포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최근 개봉한 <어린 신부>는 남성들의 로리타 콤플렉스와 원조교제 욕망을 안전하게 투사시키기 위해 억지스럽게 유교적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와 조혼제도를 영화에 삽입하고 있다. 이때 결혼이란 사회적, 성적 안전장치로 도구화된다. <어린 신부>는 16세 소녀를 결혼시키고 동년배 소년과의 로맨스를 '불륜'으로 치환시키며 결국에는 그 강제적 결혼이 강제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로맨틱 러브의 결과였다고 우김으로써 또 하나의 로맨틱 판타지를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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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영화는 결혼의 변화, 가족구조의 해체를 능동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문제화하는 한편, 결혼 판타지를 더욱 세련화시키기도 한다. 반면 영화는 결혼을 로맨틱 판타지와 탈바꿈의 신화로 확대·재생산하기만 하는 꿈의 자동 장치가 아니다. 이 시대 영화들은 결혼 꿈꾸기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욕망 사이에서 길항 중이다.

권은선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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