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신고당한
최종환 파주시장·이정훈 강동구청장
시민단체 비난에도 민주당 탈당 무소속 출마

가정폭력 의혹을 받는 지자체장들이 잇따라 6.1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왼쪽부터) 최종환 경기 파주시장,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
가정폭력 의혹을 받는 지자체장들이 잇따라 6.1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왼쪽부터) 최종환 경기 파주시장,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

가정폭력 의혹으로 경찰 신고까지 당했던 지자체장들이 비난 여론에도 6.1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가정폭력에 관대한 한국 사회의 현주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정폭력 의혹’ 최종환 파주시장 무소속 재선 도전

상습 가정폭력 의혹을 받는 무소속 최종환 경기 파주시장은 4일 선관위에 파주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 중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그는 시장에 취임한 2018년 7월부터 2021년까지 가정폭력 등으로 경찰에 6~7회 신고됐고, 2009년경 가정폭력으로 법원의 교육 처분도 받았다. 2021년 9월 ‘상습 가정폭력’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됐으나 불복해 재심을 신청, ‘3개월 당원 자격 정지’로 완화됐다. 지난 4월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반발한 파주시민참여연대 등이 공천 배제를 요구했고 당내 여론도 좋지 않아 컷오프됐다. 최 시장은 4월 30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며칠 뒤 무소속 출마했다.

그는 가정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줄곧 부인해왔다. 4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악의적 네거티브”, “제 가정에 자녀양육 문제로 오래전부터 갈등과 아픔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어느 평범한 가정에서도 원치 않지만 짊어질 수밖에 없는 고난의 십자가로서, 치유와 회복의 대상이지, 결코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정치적 칼날로 가족의 손발을 베어내고, 아물고 있는 상처를 덧나게 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내 폭행’ 이정훈 강동구청장도 재선 도전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도 2일 선관위에 강동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출마를 선언했다. 2021년 7월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내를 폭행하다가 주민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던 인물이다. 언론에 보도되자 구민들에게 “가정 내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일반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됐고 형사처분을 받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사건이 알려지고 약 두 달이 지난 2021년 9월 27일에야 이 구청장 제명을 결정했다. 이 구청장은 28일 탈당해 무소속 상태로 구청장직을 수행해왔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양준욱 전 서울시의회 의장과 단일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잇따른 가정폭력 의혹 지자체장의 출마에 “정치권이 가정폭력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우리는 가정폭력을 저지른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직을 이어갈 수 있고, 다음 선거에도 거대 여당의 후보가 될 자격이 유지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며 “당원 징계를 위한 윤리위원회의 기준과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시 부적격 기준에 가정폭력을 명시한 정당을 찾아보기조차 힘들다”고 꼬집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112에 신고된 전체 가정폭력은 22만2046건이나 검거된 사례는 4만4459건(검거율 20.0%)에 그쳤다. 같은 기간 발생한 살인·강도·강간·절도·폭행 등 강·폭력 범죄의 검거율은 77.8%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기소율은 2019년 기준 9.3%(법무부)에 불과하다. 현행 가정폭력방지법은 국가와 지자체장이 가정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